中, 10일까지 사흘간 대만 포위 훈련
9일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0일까지 대만해협과 대만섬 북부, 남부, 대만섬 동쪽 해·공역에서 대만섬을 둘러싸는 형태의 전투 대비 경계 순찰과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에 돌입했다. 스이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번 훈련에 대해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부 세력의 유착·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이건도서관에서 진행된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회동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차이 총통은 중미 순방길 미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매카시 의장을 만났으며, 미 당국은 차이 총통의 방미는 그동안 대만 지도자들의 오랜 ‘미국 경유 관행’을 따르는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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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훈련 공개로 긴장 고조…美 자제 촉구
동부전구는 소셜미디어(SNS)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첫날 실시한 훈련 영상과 사진, 진행 과정 일부를 공개했다. 동부전구는 훈련에 대해 “연합 작전 체계의 지원을 받아 제해권, 제공권, 정보통제권 등 장악 능력을 중점적으로 검증했다”면서 “임무를 맡은 부대는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의 전투 대비 순찰을 동시에 조직해 대만을 전방위 포위하는 섬 억제 태세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전투기 수십 대가 실탄을 장착하고 중장거리 공중전 대결을 펼치기도 했으며, 육군 장사정 로켓포가 명령에 따라 예정 작전 지역에 진입하기도 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전일 오후 4시 기준 전투기와 폭격기 등 군용기 71대가 대만 주변에서 발견됐으며,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대만 서남부 공역까지 진입한 군용기가 45대에 달했다. 군함 9척도 대만 해협에서 탐지됐다. 대만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이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역내 평화, 안정, 안보를 심각하기 훼손하는 군사 훈련 수행 구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우리는 ‘충돌 상황을 고조시키지 않고, 분쟁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엄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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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달리 시간차 보복·미사일은 아직
다만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했을 당시 중국의 ‘보복 군사훈련’과 비교하면 강도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대만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 군용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잠시 통과했을 뿐이라면서, 이번 군사 훈련은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국은 대만 해역 일부를 지정해 실탄 사격을 하고, 대만 상공을 넘어가는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 훈련엔 미사일 훈련 여부가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중국이 지난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즉각적으로 반응한 것과 달리 이번 ‘보복 조치’는 시간차를 두고 이뤄졌다.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회동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정상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