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다수 건물과 도로 등으로 둘러싼 서울 도심의 시민들의 생활환경 기온이 기상 관측소 기온 보다 약 1.8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은 11일 서울시에서 설치한 850개 도시데이터 센서(에스닷, S·DoT)를 이용·분석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데이터 인사이트 리포트 제2호’를 발표했다.
서울 도시데이터 센서는 CCTV 지주, 주민자치센터 등 시민들의 생활환경과 유사한 환경에서 미세먼지, 온도, 습도, 조도, 자외선, 소음, 진동, 풍향, 풍속, 유동인구 등 10개 항목을 측정한다.
| 서울시 도시데이터 센서. |
|
측정 결과 올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동안 서울시민들의 생활환경 기온(24.9도)은 서울 기상관측소의 기온(23.1도)에 비해 약 1.8도가 더 높았다. 이는 표준화된 환경에서 기온을 측정하는 기상청과 달리 S·DoT는 가로에 설치돼 인접 건물, 도로, 에어컨 등 도시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서울연구원은 설명했다.
올 5월 서울에서 가장 기온이 높은 곳은 종로 일대로 약 21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에서 측정된 기온(18.2도)보다 약 1.9도 높았다. 또 광진구 및 중랑구 일대와 구로·가산 디지털단지, 관악구 신사동·신림동, 도봉로, 창동, 연남동, 올림픽로, 천호동, 성수동, 노량진 일대의 기온이 높았다.
| 서울시 도시데이터 센서와 서울기상청 일평균 기온 비교(왼쪽) 및 설치현황. |
|
반면 관악산 일대의 기온이 가장 낮았다. 북한산 주변과 강서구의 기온이 다른 지역보다 낮았다.
S·DoT을 이용해 5월 서울시의 24시간 동안 기온 분포의 변화를 보면 상대적으로 더운 지역은 종로에서 중랑·광진·송파 일대까지 확산 후 다시 종로 일대로 축소되는 패턴을 보였다. 이는 지역 간 환경의 차이에 따라 일출 이후 기온 상승과 일몰 후 기온 하락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서울연구원은 분석했다.
올 6~8월 중 일 최고 기온이 가장 높았던 6월 22일. 종로구 창신동 일대는 서울 기상관측소보다 약 4도 높은 38.5도를 기록했다. 이처럼 날씨와 지역에 따라 기상청 발표 기온보다 생활 주변의 기온은 더 높았다.
올 8월 중 기온이 높았던 8월 18일을 보면, 오후 4시 무렵 기온이 하락하면서부터 지역 유형 간 기온이 내려가는 속도에 차이를 보였다. 산지 공간의 기온이 가장 빠르게 내려가고 다음으로는 개방 공간, 주거 공간, 상업 공간의 순이었다. 주거와 상업공간에서는 산지와 개방공간에 비해 건물이 많아 기온이 내려가는 속도가 느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