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휴대전화 액세서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캐릭터 ‘뿌까’는 요즘 2500여 종류의 상품에 등장, 130여 개국을 누비고 있다. ‘뿌까’의 지난해 매출액은 어지간한 중견기업과 맞먹는 3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세계 캐릭터 시장의 본산(本山)인 미국과 일본 진출도 앞두고 있다.
한국이 문화콘텐트 산업의 핵심인 ‘캐릭터 비즈니스’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 일본 시장 진출에 잇따라 성공하며, 우리나라가 개척할 신산업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전략과 IT 기술 결합
우리나라 캐릭터 소비시장 규모는 4조2880억원(2005년 기준). 국산캐릭터 점유율은 41%로 3년 전보다 6%포인트 높아졌다. 국산 캐릭터의 활약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두드러진다. 캐릭터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2004년 수출 1342억원, 수입 1480억원에서 2005년 수출 1636억원, 수입 1234억원으로 역전됐다. 캐릭터 산업 흑자국에 올라선 것이다.
해외성공 비결은 글로벌 전략과 IT기술의 합작품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뿌까’의 해외진출은 다국적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캐릭터 개발과 마케팅은 한국의 부즈, 투자는 영국의 ‘제틱스’, 애니메이션 제작은 캐나다 ‘스튜디오D’가 담당했다. 스토리는 미국인 작가가 맡았다.
한국의 뛰어난 IT 기술도 캐릭터 발전에 한몫했다. 우리나라 캐릭터는 대부분 3차원(3D) 그래픽으로 만들어진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기존 방식과 달리, IT기술로 섬세한 캐릭터 창조가 가능해졌다.
‘뽀로로’의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 정미경 상무는 “최근 캐릭터는 3D가 대세”라며 “일본처럼 평면(2D)으로 만드는 캐릭터에 비해 활용도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엽기토끼로 유명한 ‘마시마로’는 2000년대 초 일본과 홍콩·중국·미국·유럽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자 ‘마시마루’, ‘마시멜루’ 등 짝퉁이 중국에서 판을 쳤다. 뒤늦게 중국에 상표등록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인기에 진출 초기 캐릭터 관리에 실패한 탓이다.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국내 캐릭터는 아직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배영철 팀장은 “국내 캐릭터 기업이 아직 영세해 테마파크 등 대규모 투자를 못하는 실정”이라며 “다양한 콘텐트를 개발해 출판, 패션, 게임 등에 활용하고 로열티를 받는 산업구조가 더 발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릭터(character)= 산업에서 캐릭터는 사람이나 동물, 로봇 등을 디자인으로 형상화한 것을 말한다. 미키마우스나 포켓몬스터, 둘리 등이 대표적이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의 등장인물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엔 캐릭터를 먼저 개발한 후, 이를 만화나 애니메이션, 출판, 패션 등에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