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배추’ 사태에 호텔김치도 여파…“품질 위해 생산량 감축”

여름배추 수급난에 호텔 PB 포장김치 영향
조선호텔 생산량 50%↓ 워커힐은 ‘생산중단’
롯데호텔 품절 대응 안돼 “품질 맞추기 어려워”
호텔업계 “생산량 감축하더라도 품질 최우선”
  • 등록 2024-10-09 오전 6:05:00

    수정 2024-10-09 오전 6:05:00

[이데일리 김정유 경계영 기자] 최근 ‘금(金)배추’ 사태가 국내 호텔업계로까지 번졌다. 배추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호텔업계의 자체브랜드(PB) 포장김치 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다보니 생산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줄이는 등 자구책에 나선 상황이다.

조선호텔 김치.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호텔 3사 “배추 수급난에 생산량 조정”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은 최근 배추 수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배추김치 생산량을 평소 대비 50% 수준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호텔은 현재 신세계(004170)백화점과 컬리 등에 공급하는 프리미엄 김치와 이마트, 홈쇼핑 등에 납품하는 일반 김치 등을 생산한다. 실제 일반 배추김치 제품들은 품절 상황이다. 다만 배추김치를 제외한 열무·총각김치 등은 문제없이 생산·판매 중이다.

워커힐호텔도 지난달 20일께부터 자체적으로 ‘워커힐호텔 김치’ 생산을 약 3주째 중단한 상태다. 워커힐 김치는 외부 협력공장을 통해 생산하고 있는 일반 라인 김치 브랜드다. 호텔 내부에서 직접 만드는 프리미엄 제품군 ‘수펙스 김치’도 최근 배추 수급난의 영향을 받았다. 수펙스 김치도 지난달 말 약 일주일간 생산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한 상태다.

지난해부터 포장김치 판매를 시작한 롯데호텔도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 중인 배추김치 일부가 품절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정 수량이나마 온라인몰을 통해 계속 판매 중이지만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로선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의 이 같은 포장김치 생산 차질은 이례적인 일이다. 배추 수급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포장김치 수요는 김장철 이전 여름께 본격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번 배추 가격 급등으로 품질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호텔 PB 김치들은 더 기준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워커힐 호텔 김치. (사진=워커힐호텔)
배추 가격 급등에…조리장 시장 발품 팔기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여름 고랭지 배추 소매가격은 이날 기준 포기당 8794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 올랐다. 전월과 비교해도 28% 상승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10월호’ 보고서를 통해 이달 배추 도매가격이 10㎏당 1만 5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름 고랭지 배추는 강원 평창, 횡성 등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지난 8월 이후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고온과 폭염이 이어지면서 생육이 부진, 작황에 영향을 미쳤다. 김장김치용으로 쓰이는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되는 이달 중순까지는 공급량이 부족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호텔 김치는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품질을 최우선 기준으로 내세우는 만큼 생산 회복이 쉽지 않다. 무작정 물량을 맞추기보단 품질 기준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김치도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평소 배추 수급량에 비해 다소 차질이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곳의 배추로 생산량을 맞추기보다는 생산량이 줄더라도 프리미엄 품질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호텔들은 조리장이 직접 시장에 나가 발품을 파는 등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두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상품성 놓은 배추를 확보하기 위해 호텔 조리장이 직접 시장에 나가 발품을 팔고 재료 공급업체를 통해서도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추 수급이 힘들더라도 품질과 타협하면 호텔김치의 기준 자체가 무너진다. 적극적인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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