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심목 김예림 대표변호사] 최근 부동산 시장이 나빠지면서 분양률을 공개하지 않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최근 분양시장 화두였던 둔촌주공도 분양률 공개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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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주체는 분양률이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분양률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수분양자는 분양률이 분양계약의 체결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분양률 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는 사업주체가 당첨자 명단을 청약업무수행기관에 제출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어기더라도 별도 제재 규정은 없다.
간혹 분양률 미공개를 넘어 분양률을 허위로 공개하는 사례들도 있다. 분양계약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때 부풀려진 분양률에 속아 분양계약을 체결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분양계약의 취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분양률을 부풀려 분양계약을 유도한 사안에 대해 법원은 실제 분양률과 허위로 고지한 분양률의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분양계약 취소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상품의 선전이나 광고에 있어 다소 과장이나 허위가 존재하는 것을 넘어 중요한 사항에 관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분양률을 허위로 고지한 경우에만 기망행위를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법원은 실제 분양률이 50% 정도임에도 “분양률 100%”라고 허위 광고를 한 사안에서 분양률을 속였다는 이유로 분양계약 취소를 인정했지만, 실제 분양률과 허위로 고지한 분양률의 차이가 10% 이내로 근소한 경우에는 분양계약 취소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사업주체를 형사고소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법원은 사업주체에 대해 형법상 사기죄를 인정하는 것에는 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실제 부산의 엘시티 현장에서 분양대행사가 분양률을 속여 분양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법원은 허위로 분양률을 고지한 행위로 인해 분양계약률이 상승했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분양대행사에 대해 사기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인신의 구속 등이 이어질 수 있는 형사처벌의 경우에는 처벌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김예림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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