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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 전국에서 침수된 농지 규모는 5㏊(헥타르·1㏊=1만㎡)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추가 비 예보가 예고돼 안심할 수 없다. 앞선 폭염에 의해 출하량이 감소한 농산물의 가격 오름세가 이번 폭우 피해까지 겹치면서 더 가팔라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집중돼 농작물 침수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해도 각종 병충해 등 2차 피해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서울 등 수도권에 최대 400㎜에 가까운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 부었던 정체전선은 경기 남부로 이동한 상황이다. 10일까지 정체전선이 머무는 곳을 중심으로 300㎜ 이상의 많은 비가 더 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폭우 피해까지 포함된 수치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출하량이 감소하면 가격이 오르게 된다”면서 “폭우 피해까지 더해진다면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거나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데이터를 통한 분석 조사에서도 폭우 피해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동한단 연구 결과가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여름철 집중호우의 경제적 피해 분석(2020년)’에 따르면 2000~2019년까지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여름철 강수 집중은 농수산물 등 신선식품류의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해당 기간 동안의 매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신선식품물가지수의 6월 대비 9월 누적 상승률 연평균 값을 계산한 결과, 신선식품물가 상승률이 13.0%로 신선식품제외물가 상승률(0.4%)와 소비자물가상승률(1.0%) 보다 높았다. 폭우 이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특히 집중호우의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는 채소류 물가 상승세가 전반적인 물가 상방 압력을 주도했다. 같은 기간 채소류의 전월비 월별 물가상승률 평균치는 6월 -6.7%에서 8~9월 10%대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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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와 생산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이 물가 상승에 미치는 기여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6.3% 올랐는데, 이중 농축수산물 기여도는 6월 0.42%포인트에서 7월 0.62%포인트로 확대됐다. 이 때문에 이미 1~7월 누적 상승률이 4.9%에 달한 소비자물가는 올해 하반기 더욱 큰 상방 압력을 받으며 연간으론 5%를 넘길 가능성이 더 커졌다.
한국은행도 이 같은 영향을 반영해 이번달 25일 발표하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지난 5월 예상한 올해 물가 상승률은 4.5%이지만, 이번 수정치에선 5%대에 가까운 조정치 나타날 수 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이 마지막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도 연간 물가 상승률은 4.7%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