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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MZ세대도 함부로 덤비기 힘들 현란한 패션의 사내가 보인다. 짧게 세운 빨강 머리에 아래 노란색 안경테, 목에 두른 연분홍 스카프를 끼워 입은 점퍼는 짙은 진달래색이다. 이토록 색에 한 해 ‘진심’인 이 인물은 ‘X세대’다. 199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40대, 바로 작가 윤기원(48)의 자화상이라니 말이다.
한눈에 작가의 것으로 알아볼 수 있는, 굵게 그은 검은 외곽선 안에 밤에도 빛을 낼 듯한 총천연색을 아낌없이 동원하는 작업이 특징. 100호 규모로 거대하게 뽑아낸 자화상 역시 다르지 않다. 꽃분홍색을 도배한 것 외에도 안경알에 비춘 벚꽃으로 봄 향기를 먼저 전한다. 단연 눈에 띄는 건 초록 계열의 마스크다. ‘봄에도 마스크는 써야겠지’(2022)란 타이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