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난 X세대다"…윤기원 '봄에도 마스크는 써야겠지'

2022년 작
''그 사람''의 개성 뽑아 인물화 그리는 작가
1990년대 달군 40대 자화상으로 시절 읽어
총천연색 아낌없이 동원하는 작업이 특징
  • 등록 2022-02-26 오전 10:35:10

    수정 2022-02-26 오전 10:35:10

윤기원 ‘봄에도 마스크는 써야겠지’(사진=도로시살롱)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MZ세대도 함부로 덤비기 힘들 현란한 패션의 사내가 보인다. 짧게 세운 빨강 머리에 아래 노란색 안경테, 목에 두른 연분홍 스카프를 끼워 입은 점퍼는 짙은 진달래색이다. 이토록 색에 한 해 ‘진심’인 이 인물은 ‘X세대’다. 199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40대, 바로 작가 윤기원(48)의 자화상이라니 말이다.

작가는 인물화를 즐겨 그려왔다.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분위기와 표정, 아니라면 명함 속 이름·직함까지 기억해 화면에 옮겨낸다고 했다. 닮은 얼굴을 만들어낸다기보다 독특한 그 사람만의 개성을 뽑아내는 식인데, 표정은 물론 옷차림과 액세서리 등 독특한 외현을 뽑아 한 사람의 초상을 기록하는 거다.

한눈에 작가의 것으로 알아볼 수 있는, 굵게 그은 검은 외곽선 안에 밤에도 빛을 낼 듯한 총천연색을 아낌없이 동원하는 작업이 특징. 100호 규모로 거대하게 뽑아낸 자화상 역시 다르지 않다. 꽃분홍색을 도배한 것 외에도 안경알에 비춘 벚꽃으로 봄 향기를 먼저 전한다. 단연 눈에 띄는 건 초록 계열의 마스크다. ‘봄에도 마스크는 써야겠지’(2022)란 타이틀을 달았다.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도로시살롱서 문기전·박정혁·성태진과 여는 4인전 ‘일구칠사 1974’에서 볼 수 있다. 1974년 호랑이띠 작가 넷이 의기투합했다. 캔버스에 아크릴. 162×130.3㎝. 작가 소장. 도로시살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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