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 살해범, 게임 정모서 큰딸 처음 만나”…당일 뒤 밟았나

  • 등록 2021-04-02 오전 7:57:57

    수정 2021-04-02 오전 8:06:35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피의자 20대 남성 A씨가 피해자 중 한 명인 큰딸 B씨와 온라인 게임 정모에서 처음 만난 뒤 그 뒤를 밟아 집 주소를 알아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해 사건 피의자 신상 촉구 청원 글이 지난달 31일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사진=청와대 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1일 MBN은 온라인서 알고 지내던 A씨와 B씨가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처음 얼굴을 보게 됐고, 이후 피해자 가족이 사는 아파트의 동과 호수를 파악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MBN에 따르면 두 사람이 알게 된 곳은 온라인 게임과 관련한 단체 대화방이었다. 온라인에서만 만나던 이 대화방의 구성원들은 이후 실제 정모를 가지게 됐다.

경찰은 A씨가 이 모임에 참석한 뒤 B씨의 뒤를 몰래 밟아 자택 위치를 파악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A씨가 B씨를 장기간에 걸쳐 스토킹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B씨 지인들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지난 1월 말부터 B씨를 스토킹했다”며 “B씨가 스토킹 피해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인들로부터 “귀가할 때마다 돌아서 간다”, “1층에서 스으윽 다가오는 검은 패딩”, “나중엔 소리까지 질렀다” 등 B씨가 보낸 메시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계속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장기간에 걸쳐 스토킹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B씨 지인들로부터 B씨가 스토킹 피해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사진=MBN 뉴스 방송화면 캡처)
앞서 A씨는 지난달 23일 B씨의 집에 찾아가 집 안에 숨어 있다가 여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하고, 뒤이어 온 B씨까지 살해했다. 이후 이틀간 집에 머무르며 목과 배, 팔목 등에 칼로 수차례 자해했다.

경찰은 같은 달 25일 ‘친구와 이틀째 연락이 안 된다’는 B씨 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 안에서 세 모녀의 시신을 확인했다.

경찰은 범행 후 현장에서 자해한 A씨를 인근 한 병원으로 이송해 수술을 받게 했으며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다. A씨에 대한 조사나 체포영장 집행은 A씨가 일반 병실로 옮겨진 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A씨에 대한 국민적 공분도 커지고 있다. A씨의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은 게시된 지 3일 만인 지난달 31일 20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나 정부 관계자는 한 달 내에 20만 명 이상의 청원인이 동의하면 답변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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