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살아나니, 금값이 '금값'이 아니네

금값, 온스당 1250弗 하회…넉달반來 최저치
글로벌 금리 상승·물가 둔화…금 약세 분위기
"골디락스 경제 지속시, 내년 금값 더 내릴듯"
  • 등록 2017-12-09 오전 7:18:07

    수정 2017-12-09 오전 7:18:07

올해 6월 이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가격 추이다. 최근 금 가격은 글로벌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다. 출처=마켓포인트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금은 ‘조금 특별한’ 귀금속이다.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금은 그 먼 옛날 고대부터 공예용 장식용 귀금속의 대명사였다. 이런 금의 매력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금이 다른 귀금속과 결정적으로 차별되는 점은 근세 들어 기축통화일 정도였던 화폐로서 기능이다. 그 자체로 가치가 있고, 그 가치가 안정돼 있으며, 운반·보관도 용이한 귀금속이 금이다. 요즘에도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서 금의 투자 매력은 그대로다.

이런 금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금리↑물가↓…금값 급락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17% 하락한 온스당 1247.7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7월20일(1244.8달러) 이후 4개월반 만의 최저치다. 금 가격은 지난달 중하순만 해도 한때 온스당 1300달러에 육박했으나, 최근 급락하고 있다.

금 가격에 사실상 연동돼 있는 은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날 12월물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15.66달러를 기록했다. 7월13일(15.64달러) 이후 거의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에서 팔리는 금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지난 7일 기준 금 한 돈(3.75g) 종가는 16만6688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2월5일16만5525원에 마감한 이후 1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금 가격이 하락하는 건 이유가 있다. 가장 첫 손에 꼽히는 게 금리는 오르고 물가는 둔화하는 최근 글로벌 경제 환경이다.

먼저 금리다. 금 자산의 특징 중 하나는 현금 유입이 없다는 점이다. 예컨대 채권을 갖고 있으면 이자를 받고 주식을 매수하면 배당을 받는다. 하지만 금은 그렇지 않다. 대표적인 무(無)이자 자산이다. 7일 당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3643%. 올해 중반께만 해도 2.1~2.2%대에서 거래되다가, 최근 레벨을 조금씩 높이고 있다.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무이자 자산의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가도 금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은 물가 상승 위험을 헤지하는 대표적인 자산이다. 물가가 낮으면 금 가격은 그만큼 하락 압력이 커진다는 얘기다. 이례적인 저(低)물가는 최근 전세계 경제계의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다.

“내년 금가격 더 하락할듯”

이뿐만 아니다. 비트코인 광풍도 금 약세 요인으로 추정된다. 국내 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금 투자자 중에서 얼마나 비트코인으로 옮겨갔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최근 분위기를 보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금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하락할까. 골디락스(goldilocks) 같은 경제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런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골디락스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러니까 물가가 안정적인 가운데 성장도 양호한 경제 호황을 말한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은 특별한 수급 이슈가 없는 한 경제 상황에 따라 움직인다”면서 “올해 금 가격 평균이 1258달러 수준인데, 내년에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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