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시장을 보고 있노라면 15년이나 지난 영화의 대사가 종종 떠오른다. 단순 무대포의 똘끼로 치부할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렇다.
이번주 국내 증시의 핫이슈 중 하나는 코스피 시가총액 1, 2인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의 몰락이다. 여러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며 나란히 신저가로 추락, 이들 시총 비중의 합은 작년 20% 중반에서 17%대까지 떨어졌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사실은 코스피는 여전히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중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시장 내 절대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종목이 동반 추락했음에도 지수는 오히려 견조한 흐름이다.
반대 급부가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 내 시총 상위주 가운데 상당수가 신고가를 뚫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번주만 해도 한국전력(015760) SK텔레콤(017670) 아모레퍼시픽(090430) LG(003550) 현대글로비스(086280) SK C&C(034730) 등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훨훨 날았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국내 산업 지형이 급변하면서 이런 트렌드가 형성된 측면이 있다. 기존 수출 중심의 대형주들은 중국 등 치명적인 경쟁상대를 만나 기세가 많이 꺾였다. 선진국 유동성에서 비롯된 환율 상황도 발목을 잡는다.
반면 중국 소비 관련 화장품이나 레져, 생활가전, 식음료 업체들은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등 새로운 모멘텀을 만나 훨훨 날고 있다. 성장기를 맞은 모바일게임도 빼놓을 수 없다.
수급적으로는 롱숏펀드의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롱(주가 상승에 베팅)으로 일관하던 시대가 가고 숏(주가 하락에 베팅)을 병행하는 펀드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주가 하락도 수익을 취할 수 있는 시장이 됐다. 따라서 낙폭과대주의 반등이란 게 예전같지 않다.
간밤 뉴욕 증시가 지정학적 우려와 테러 위협 등으로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런 때일수록 투자심리가 흔들리며 중심을 잃기 쉽다. 장세의 특성을 파악해 여기저기로 눈을 돌리기보다 자신이 잘 아는 기업들 중 성장 국면에 놓인 종목을 찍어 집중하는 전략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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