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장난감…피규어, 예술을 입다

마이클 라우 '아트토이' 전
피규어 113개·드로잉 등 1000여점
4월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 등록 2013-02-18 오전 9:02:23

    수정 2013-02-18 오전 9:02:23

마이클 라우의 피규어들. 왼쪽부터 ‘맥스’ ‘미사’ ‘박스D’ ‘조던’.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1998년 홍콩 토이쇼를 앞두고 마이클 라우는 제안을 받는다. 특별한 전시를 해볼 의사가 있느냐는 거였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의 만화 ‘가드너(Gardener)’의 캐릭터를 피큐어로 탄생시킬 기회가 왔다는 걸 직감한다. 그는 이내 12인치 피규어 10개를 세상에 선보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리고 15년이 지나 피규어는 모두 113개가 됐다.

어른들의 장난감 ‘아트토이’의 창시자로 불리는 홍콩 출신 피규어 아티스트 마이클 라우가 국내서 처음 개인전을 열었다. ‘맥스’ ‘미스’ ‘엘사’ ‘조던’ 등 가드너 시리즈 피큐어 113개를 모두 데려왔다. 피규어의 탄생배경과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스케치, 작품원형, 페인팅까지 총 1000여점을 선뵌다. 가드너의 주요 인물인 ‘타투’를 280㎝ 초대형 피규어로 만든 작품도 있다.

마이클 라우는 쇼윈도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 만화가로 이름을 알린 건 1998년 홍콩잡지 ‘이스트 터치’에 가드너를 연재하면서다. 그해 홍콩 토이쇼를 계기로 그는 만화캐릭터를 피규어로 만들어 세계 각지에서 전시회를 열었고, 매회 10만명을 동원한 인기작가가 됐다.

이번 한국전에선 113번째 피규어가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남자 조각상 다비드 2013’이다. 흔히 말하는 다비드상을 떠올리는 건 곤란하다. 한 손엔 스케이트보드, 다른 손엔 스니커즈를 들고 있는 다비드는 머리와 몸통, 팔과 다리의 위치가 제각각이다. 이에 대해 마이클 라우는 “르네상스 시대 조각상도 시간의 흐름 속에 훼손되고 복원되며 다시 조립된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라 했다.

마이클 라우가 늘 강조해온 건 거리예술에 대한 존중. 그런 그가 변화를 맞은 듯 하다. “초창기엔 예술적 작업이 토이 쪽으로 진행됐는데 최근 예술성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113번째 신작 ‘다비드 2013’이 그의 또 다른 시작인 셈이다.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전시관에서 4월14일까지. 02-566-0835.

113번째 피규어 ‘남자 조각상 다비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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