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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사이트 서버다운, 오픈런 등 재고면세품 행사에 많은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면세품 대란’이 일었지만 정작 업체들은 이익이 나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주요 품목인 명품 패션잡화의 원가가 기본적으로 높은데다, 관세 등 세금이 붙고 재고 소진을 위해 판매가 대비 최대 70% 이상 할인해 남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원래 면세점 평균 마진이 10% 정도로 높지 않은데 관세에 할인을 추가하니 한 자릿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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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은 남지 않지만 면세업계는 자사 온라인 플랫폼이나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재고 면세품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롯데면세점은 롯데쇼핑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을 통해 지난달 23일 진행한 첫 면세 행사에서 1시간 만에 준비 수량의 70%를 판매했다.
신라면세점도 자체 여행상품 중개 플랫폼 ‘신라트립’에서 지난달 25일 1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3차 판매까지 완료했다. 프라다 등 약 100억원 규모로 준비한 1차 행사에서는 오픈 후 시간당 50만명 이상 고객이 몰리면서 3시간 만에 준비한 물량의 절반이 소진됐다. 이어 지난 2일부터 진행한 2차 판매에서는 발렌시아가와 발리 브랜드를 선보였는데 발렌시아가는 모든 제품이 품절됐다. 9일 진행한 3차 판매에서는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 제품이 1시간 만에 절반 이상 품절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는 면세품 판매를 위해 별도의 온라인 채널 ‘SSG스페셜’을 구축해 면세 재고를 판매하고 있다. 지방시, 끌로에, 토리버치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진행한 1~3차 판매에서 품목별로 60%에서 최대 90%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달 26일부터는 선글라스를 중심으로 4차 판매에 들어갔고 3일 뒤 토즈, 롱샴 등 브랜드를 중심으로 5차 판매까지 진행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업계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추가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재고 소진 측면과 현금 유통에 있어 도움이 되지만 마진율이 높지 않아 비용절감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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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브랜드와의 계약 유지를 위해 추가 물량 구매를 멈출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3대 면세점이 이번 행사를 통해 유통할 수 있는 물량이 약 8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3조원 수준의 전체 재고량에 비하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면서 “재고 물량뿐만 아니라 브랜드와의 계약 관계 때문에 하늘길이 계속 막혀 있는 상황에서도 상품기획자(MD)들은 추가 물량을 계약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업계는 코로나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제주도 방문 시 이용 가능한 내국인 면세점을 지정된 면세점 외에 일반대기업 면세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거나, 6개월 등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세금 붙여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관세청은 시내면세점 유휴 공간 내에서도 재고 면세품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앞서 오는 10월 말까지 면세 재고품의 내수 판매를 허용했지만, 면세점의 직접 판매가 불법인 탓에 다른 유통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관세청이 유휴 공간 판매를 허용하면서 8월부터는 백화점 VIP라운지나 카페 등 시내면세점 내에서도 출입국 여부와 상관없이 면세 재고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