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경영쇄신위원장)이 검찰에서 지난 9일 20시간 넘는 조사를 받았습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긴 지 약 8개월 만의 첫 조사입니다.
| ‘SM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주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을 지난 9일 소환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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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0일 오전 3시 20분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소환된 김 위원장의 조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조사받는 내용이 제대로 기록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술 조서까지 열람한 뒤 이날 오전 4시 45분에 귀가했습니다. 전날 오전 8시 10분께 출석한 지 20시간 만입니다. 김 위원장은 출석·귀가 모두 취재진을 피해 비공개로 진행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23년 2월 SM에 대한 기업지배권 경쟁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이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총 2400억여원을 투입해 SM주가를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 이상으로 시세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당시 9만원 안팎이던 SM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하려 했지만, 공개 매수 마지막 날 SM주가가 12만 7600원으로 치솟으며 인수 절차를 중단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검찰은 김 위원장이 시세조종을 지시하거나 승인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검찰은 같은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법인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카카오 측과 공모해 펀드 자금 1100억원으로 SM주식을 고가 매수한 혐의를 받는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A씨도 올해 4월 구속 기소됐습니다.
|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9일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해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첫 소환 조사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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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하이브에 대한 배임 및 경영권 탈취 시도 혐의로 지난 9일 처음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하이브가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것. 나이키 모자에 흰 셔츠를 입고 나온 민 대표는 오후 1시 38분께 경찰서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된다. 업무상 배임이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민 대표는 이날 약 8시간 조사를 마치고 나와 “배임일 수가 없는 일이고 제 입장에서는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는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의 민 대표가 하이브로부터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시도를 했다며 4월 감사에 나섰습니다. 같은 달 25일 민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5월 하이브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민 대표 측 관계자 1명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현재 하이브는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입증할 진술과 물증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민 대표 측은 경영권 찬탈이 지분 구조상 불가능하며 배임 의혹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앞서 5월 법원은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해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