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글로벌 철강시장에서 지난해 조강생산량과 철강수요가 모두 지난 2009년 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중국 경제 성장에까지 타격을 준 영향이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큰 철강업계로서는 글로벌 철강시장의 키(Key)를 쥐고 있는 중국을 주시하고 있다.
24일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조강생산량 16억2300만t 중 중국이 절반에 가까운 8억400만t(49.5%)를 책임졌다. 같은 기간 전세계 철강수요는 15억1300만t이었으며 중국이 6억8600만t(45.3%)을 소화했다. 중국의 움직임에 글로벌 철강 수급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다.
WSA는 세계 철강수요가 올해 15억2300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보다 0.7% 늘어나는 수준이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가들이 견조한 수요 증가를 나타내고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 2~3%대 수요 성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의 수요 감소세가 시장 전체에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중국 내 수요 감소는 글로벌 철강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이 자국에서 소화 못한 철강 물량을 수출시장으로 가지고 나오면서 수급 균형은 깨졌고 제품 가격도 뚝뚝 떨어졌다.
특히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가 이같은 충격을 가장 많이 받았다. 작년 한해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철강재는 1373만4000t으로 국내 수입물량 2206만t의 62.3%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소비된 물량 가운데 중국산 비중이 22%를 넘었다. 올해도 이같은 양상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들은 중국발 공급과잉 현상에 못 이겨 철강 생산을 줄이고 있다. 지난 2014년 평균 73% 수준이던 세계 제철소 가동률은 지난해 60%대에 진입하더니 지난해 12월 64.6%까지 추락했다.
업체별 조강생산 순위에서도 중국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2014년 조강생산량 기준 상위 10위 철강사 중 중국 업체 수가 6개로 가장 많았다. 유럽계 아르셀로미탈(1위), 일본 신일철주금(2위), 한국
포스코(005490)(5위), 일본 JFE(9위)를 제외하면 모두 중국 철강사다. 국내 2위 철강사인
현대제철(004020)은 전년 대비 18.9% 증가한 1720만t의 조강생산량으로 순위를 4계단 끌어올려 세계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아르셀로미탈은 범용 제품을 위주로 영업하고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 업체들은 고부가 제품에 특화돼 있다”며 “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국경을 초월해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고 일본 업체는 내수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한국 업체들의 활로 개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업체별 조강생산량 순위(2014년 기준, 단위: 만t, 자료: 세계철강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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