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땅 中서부]②정몽구·최태원·신동빈…그들이 본것은

재계 총수 잦아진 청두 방문..투자 확대 기대감
`넓은시장+생산거점` 글로벌 500대기업 속속 진출
  • 등록 2011-05-05 오전 10:52:13

    수정 2011-05-06 오후 4:37:50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지난 달 28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내 진장(錦江)호텔. 올해 첫 해외출장으로 이 곳을 찾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쓰촨으로 오길 잘했다. 잘 왔다"고 연신 만족감을 표시했다.

현대차(005380)가 현지 상용차 업체 난쥔(南俊)기차와 합자계약식을 치른 직후였다. 정 회장은 여태껏 검토했던 다른 곳을 버리고 여기에 합자사를 세우기로 한 결정에 강한 확신을 내비쳤다.

▲ `쓰촨현대` 합자계약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차 회장(오른쪽)과 설영흥 부회장.
청두를 찾은 재계 총수는 그뿐만이 아니다. 정 회장 방문 나흘 전인 24일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청두에 왔다. 그는 리춘청(李春城) 청두시 당서기와 만나 이 곳에서의 롯데그룹 발전 방안에 대해 긴한 협의를 하고 돌아갔다.

롯데그룹는 작년 말 청두 진쟝(錦江)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 곳에 중국 서부지역본부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었다.

최근 거액의 투자손실로 구설에 올랐던 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도 청두를 찾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최 회장은 2008년 쓰촨성을 강타한 대지진 직후부터 청두를 수 차례 드나들며 이 곳에서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는 작년 말 청두시와 SK그룹이 MOU를 체결한 이후 올 초에도 다시 청두를 찾아 그룹과 이 지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에 나섰다.

이뿐 아니라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도 지난 3월 청두를 둘러보고 본격적인 중국 서부지역 진출 전략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

◇ 연 15% 성장률..`쓰촨의 힘`  
▲ 자료: 쓰촨성 인민정부, 코트라


이쯤 되면 가히 전경련 회장단 내에 `청두 분회`가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내로라하는 국내 굴지 기업의 수장들이 잇따라 청두를 방문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우선 쓰촨을 돌아보자. 청두를 중심으로한 쓰촨성은 중국 남서 내륙 양쯔(揚子)강 상류에 자리잡고 있다. 면적은 48만5000㎢로 중국에서 5번째로 큰 성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4.9배가 넓다.

인구도 장기거주자 기준으로 따져볼 때 8185만명이나 된다. 광둥(廣東) 산둥(山東) 허난(河南) 다음으로 중국에서 인구가 많은 성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한 나라로 간주하고 시장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규모가 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지역의 경제발전 속도다. 작년 사천성의 지역내총생산(GRDP)는 1조6899억위안으로 전년보다 15.1% 늘었다. 이는 세계적 급성장의 대명사인 중국 전체 평균을 4.8%포인트 웃도는 숫치다.

중앙 정부의 긴축이 진행되 온 올 1분기에도 이 지역 성장률은 15%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과의 격차를 5%포인트로 늘렸다.

◇ 대지진 아픔 딛고 내륙 거점으로

이 같은 속도는 2000년 시작된 `서부대개발`이라는 대역사 속에서 만들어졌다. 중국 내에서도 자본 쏠림이 나타나고 있지만 글로벌 대기업들의 이 지역 진출도 활발하다.

2008년 겪은 대지진도 `전화위복`이 됐다. 중국 정부가 자존심을 걸고 재건 의지를 밝히면서 낙후했던 도로 등 인프라가 대폭 개선된 것이다.

임성환 코트라 청두 무역관장은 "저렴한 생산비용 외에 팍스콘 등 대형 공장이 청두로 오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철도운송을 통해 유럽으로 상품을 수출할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냉전시기 소련과 미국의 위협에 대비해 내륙에 주요 산업의 생산거점을 마련했던 것도 쓰촨 경제가 가진 자양분이다. 이와 맞물려 항공 의약산업 등에 특화된 인재들이 성내 90여개 대학에서 배출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청두시 투자촉진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청두가 새로 유치한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는 294건, 투자액은 64억1000억달러에 달한다. 지금까지 청두에 진출한 글로벌 500대기업은 총 189개나 된다.

◇ "쉿, 제발 소문내지 마세요" 우리 기업들에게도 이 지역은 새로운 미래를 엿볼수 있는 곳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현대차 롯데 SK그룹뿐 아니라 삼성 LG 한화그룹 등도 이 곳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가전 생산라인을, LG디스플레이(034220)는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요제품의 시장 측면에서 뿐 아니라 생산설비 이전을 염두에 두고 최근 현지를 조사했다.   한화그룹은 증권과 갤러리아, 상사 등이 협력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시장에서 유명한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115390)의 경우 청두에 새로운 생산법인 설립을 추진중에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 서부 투자가 미흡했던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이 바빠지면서 이 지역을 선점한 기업들은 불편한 기색도 없지 않다. 이랜드, 베이직하우스(084870) 등 이 지역에 먼저 뿌리내린 의류업계에서는 경우 경쟁 업체의 진출로 파이가 줄어들 것이 우려되자 시장 환경에 대한 `함구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한 의류업체 청두법인장은 "서부 내륙 시장의 긍정적인 사업성이 언론 등을 통해 노출되면서 경쟁업체들의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며 "어려운 환경을 뚫고 이제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 청두 시내 왕푸징 백화점에 있는 이랜드 티니위니 매장.
▶ 관련기사 ◀ ☞현대차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하는 프렌드십 투어" ☞현대차, `어린이 안전 퀴즈대회` ☞현대차, 다문화가정과 `어린이날 무지개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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