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포장박스에서 새로 꺼낸 따끈따끈한 ‘갤럭시Z 플립’ 새상품이 시험대에 오릅니다. 번호가 매겨진 라벨지가 붙고 송곳을 연상시키는 뾰족한 도구가 등장합니다. 이 도구를 이용해 화면에 흠집이 나는지 차례대로 긁어보는데 여기까진 양반입니다. 커터칼로 기기의 옆면을 긁어내고 라이터를 꺼내 내부 디스플레이를 불로 지지더니 기기가 접히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갤럭시Z 플립의 허리를 있는 힘껏 꺾습니다. 그리고는 모래를 넣고 송곳으로 누르는 등 그야말로 ‘너덜너덜’ 해지도록 실험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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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날 주지”…조마조마한 내구성 테스트
무슨 신종 스마트폰 고문 방법이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런 건 아닙니다. 새로운 폴더블폰들이 의례(?) 거치는 신고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내구성 테스트의 내용입니다. 실제 영상이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를 통해 검색하시면 어렵지 않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내구성 테스트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위의 사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그러니까 폴더블폰을 접힐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유리가 전작이나 기존 스마트폰의 강화유리와 비교해 얼마나 단단한지를 보는데 초점을 맞춘 겁니다. 이밖에도 떨어뜨렸을 때 얼마나 버티는지를 보는 낙하 실험과 몇 번까지 접어도 문제가 없는지 보는 폴딩 실험 등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갤럭시Z 플립 폴딩 테스트가 진행 중입니다)
가혹하다 싶을 정도의 내구성 테스트의 대상은 주로 폴더블폰이 대상이 됩니다. 기기를 접히게 만들어야 하는 폴더블폰의 특성상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내구성이 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얼마나 잘 접히면서도 쓸 수 있을 만큼 튼튼하게 만들었느냐를 검증해 보는 것이죠. 일반적인 사용환경과는 거리가 멀지만 ‘어디까지 버티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보고 있으면 조마조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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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20 울트라 ‘괴물’ 카메라도 낙하 실험…‘갤럭시’는 단골소재
최근에는 폴더블폰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내구성 테스트의 희생양이 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바로 역대급 카메라 성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의 신작 ‘갤럭시S20 울트라’인데요.
미국 IT 매체 ‘씨넷’은 최근 갤럭시S20 울트라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낙하 상황에서 얼마나 충격을 버텨내는지 알아보고자 실험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주안점은 크게 두 가지 였습니다. S10 시리즈에서는 세라믹 소재였다가 강화 유리 소재로 바뀐 기기 뒷면과 카메라 모듈의 내구성을 검증했습니다.
기기 뒷면 유리는 사정없이 금이 갔지만 후면 카메라 모듈은 끝까지 버텼습니다. 어쨌든 성능 만큼이나 크기도 역대급인 갤럭시S20 울트라의 카메라가 얼마나 튼튼한지가 궁금했던 분들에게는 상당히 ‘유익한’ 실험이기도 했습니다.
고가의 스마트폰을 쓰지도 않고 ‘산업 폐기물’ 수준으로 만드는 이같은 내구성 테스트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측면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 한 켠에 있는 궁금증을 대변해주기도 합니다. 신제품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도의 반증이기도 하죠.
또 하나. 유난히 삼성 제품이 시험대에 많이 오르는데요. 이에 관해선 업계 관계자들은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우선 명실공히 전 세계 1등인 만큼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겁니다. 그리고 폴더블폰 사례에서도 그렇지만 신기술에 대한 궁금증이죠. ‘정말 잘 접히나’, ‘초박형 강화유리(UTG)는 어떻게 다른가’, ‘성능이 좋은 카메라 모듈은 약하지 않은가’ 등을 사용자 차원에서 검증해보겠단 겁니다. 마지막은 일종의 ‘텃세’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IT 기술 강국이자 스마트폰의 원조 애플의 홈그라운드인 미국에서는 삼성폰에 부러 박하게 군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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