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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럴까요. 모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인에겐 지나친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엄마라는 단어는 희생과 사랑을 연상시키죠. 매순간나보다는 아이가 우선순위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잠시나마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 같으면 부족한 엄마 나쁜 엄마라고 생각되고 죄책감이 듭니다. 그렇게 육아도 가사도 일도 다 감당하는 슈퍼맘으로 살게 되고 그게 당연하다고 인식되며 매순간 자신은 뒷전이 되죠. 우울, 불안, 분노 등의 감정은 모성애와 상반된다고 여겨지니 억압되기 쉽고, 우울증 역시도 스스로 부정하곤 합니다.
모성애 충만한 엄마로 살았으니 아이도 건강하게 잘 자라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양육을 1~2년 하고 말거면 그게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엄마 역할은 20년 이상 지속됩니다. 육상 경기로 비유하면 마라톤과 같은 장기전인데도 불구하고 100미터 달리기 속도로 전력질주하는 꼴이죠. 결국 몇년 안에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소진되고 맙니다. 우울하거나 의욕 및 체력이 저하되어 양육에까지 큰 지장을 주는 상태가 의지로 더이상 극복이 안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죠. 이게 우울증입니다.
학대받는 아이보다도 정상적인 발달이 어려운 아이가 우울증을 앓는 엄마가 키운 아이입니다.
엄마로 살다 보면 이 3가지 모두의 패턴이 무너지게 되죠. 하지만 어떻게든 사수해야 하고 그러려면 양육분담이 필수입니다. 부부의 분담, 조부모의 도움, 보육기관 입소에 대한 고민을 할 때에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만 고려할 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합니다. 20년 이상 엄마 역할을 잘 하고 싶다면 엄마도 신체적 심리적 한계를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