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여가부 콘돔규제, 청소년 낙태 부추긴다

  • 등록 2015-12-18 오전 7:00:00

    수정 2015-12-18 오전 7:00:00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지난 15일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영아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고교생 A양과 남자친구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 아이를 가진 A씨가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은 후 고무줄로 목졸라 살해한 것.

“여성가족부의 바보같은 생각 때문에 여고생이 몰래 낳은 아기를 목졸라 살해했다. 콘돔만 썼더라도 이런 일은 없었다”는 한 네트즌의 인터넷 댓글이 이사건의 원인을 일부나마 설명해준다.

원치 않는 임신을 막는 피임기구 ‘콘돔’ 하지만 청소년의 콘돔구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가부의 규제 때문이다. 2011년 여가부 고시이후 청소년은 일반콘돔과 두께가 얇은 초박형 콘돔만 구입이 가능해졌다. 일반콘돔은 구입할 수 있다지만 대형마트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청소년에게 콘돔판매를 금지하는 곳이 많다. 청소년은 사회적 인식탓에 당당히 콘돔을 사기가 쉽지않다. 결국 온라인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콘돔을 살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데 이마저도 차단돼 있다.

피임을 하지 못하는 청소년은 오늘도 낙태를 하고자 산부인과 문을 두드린다. 질병관리본부가 2012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성경험을 한 여자 청소년(18.3%) 4명 중 1명(24.1%)은 임신을 한다. 임신한 청소년 81.6%는 낙태를 한다. 한해 무려 5만건의 청소년 낙태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콘돔규제를 푼다고 낙태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임에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여가부는 “청소년이 성관계를 할 때 즐거움을 찾게 되고 여성의 몸에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콘돔판매를 가로막고 있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콘돔에 대해 청소년 구매를 허용한다. 뉴질랜드는 13세 이상 청소년들에게 콘돔을 무료로 나눠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

청소년 성 개방은 거스르기 힘든 시대적 흐름이다. 이를 막으려다 보면 오히려 안으로 문제가 곪아터진다. 여가부는 결과적으로 청소년 낙태를 부추기고 있는 특수콘돔 판매 규제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 대신 어디서든 청소년이 콘돔을 구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방향으로 정책전환을 해야 한다. 그것이 청소년을 위하는 길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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