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전공상식형 문제 풀어볼까요?"…손정화 이노션 CD

문제풀이형 신문광고로 화제…SK하이닉스 '첨단기술 지능 테스트' 편 제작
SK하이닉스인에게 '土=플마', '12/25=0.48'
문제 풀다보면 다음 문제 궁금해져
"신문광고는 왜 SNS에 공유하며 즐기지 못하죠?"
  • 등록 2019-08-07 오전 6:30:00

    수정 2019-08-07 오전 6:30:00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이노션 본사에서 손정화 CD를 만나 SK하이닉스 지면광고 제작 비화를 들어봤다. 손 CD는 “신문광고도 지루하지 않게, 재밌게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사진=이노션)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광고는 왜 SNS에 공유가 안 돼? 재밌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이러한 고민에서 탄생한 한 신문 광고가 최근 광고인은 물론 신문 구독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지난 7월 중순부터 주요 일간지에 실리기 시작한 SK하이닉스(000660)의 ‘첨단기술 지능 테스트 SK하이닉스 영역’ 광고 캠페인 이야기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이노션(214320) 본사에서 이 광고를 제작한 손정화(39) 이노션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만나 화제의 광고를 제작한 비화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이 광고는 수험생들에겐 자칫 ‘수학능력시험(수능)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수능 시험지를 고스란히 재현했다. 요즘 젊은 세대가 즐겨 쓰는 ‘쓸고퀄(쓸데없이 고퀄리티)’이라는 신조어가 잘 어울리는 광고다.

광고엔 시험의 난이도와 함께 유형별 문제가 실려 있다. ‘전공상식 형’에는 ‘SK하이닉스에는 첨단 반도체 기술만 생각하는 다수의 이공계 엔지니어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음의 빈 칸에 알맞은 해답을 SK하이닉스인답게 기술하시오’라는 문제가 제시됐다.

지난 7월 19일 이데일리 지면에 실린 SK하이닉스 광고. (자료=이데일리)
문제 아래엔 ‘土’를 두고 일반인은 ‘흙 토’라고 읽고 SK하이닉스인들은 ‘플마(플러스마이너스)’라는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는 예시가 나온다.

‘12/25’를 두고 일반인은 크리스마스라고 해석한다. SK하이닉스인들은 어떨까?

정답은 ‘0.48’이다. 이공계 출신답게 12/25를 12 나누기 25로 읽는 것이다.

손 CD는 “신문이라는 매체의 매력을 살려서 광고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신문지의 재질이 시험지 같다는 팀원의 의견이 있어서 시험지 형식의 광고를 제작하게 됐다”며 “그러면서도 반도체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SK하이닉스인들의 열정을 표현할 수 있는 문제를 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광고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반응을 보인다. SK하이닉스의 광고라는 생각을 하기보단, 일단 펜을 들고 풀어보려고 한다. 이 광고를 들고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위해 SK하이닉스를 방문했을 때에도 같은 반응이 나왔다. 손 CD의 노림수가 적중한 셈이다.

손 CD는 “지난 1월 PT장에서 문제를 공개하자 현장에 있던 2030세대 직원들 50여명이 다들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현장 반응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최근 직장인도 학습지를 푸는 경향이 있어 지적 흥미를 자극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면 자발적인 참여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단순히 지적 흥미만 넣었다면 이 광고는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카피라이터 출신인 손 CD는 문제 안에 SK하이닉스의 능력과 활동을 자연스럽게 녹이는 작업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광고는 여느 광고와 달리 ‘키 카피(핵심 문구)’가 없는 채로 목표를 이뤄야 해 특히 어려웠다”면서도 “광고 같지 않은 광고를 만들어보자는 전략으로 SK하이닉스를 카피로 설명하기보단 어차피 문제를 풀려면 읽어야하니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SK하이닉스를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이 광고는 전공상식 형 외에도 ‘사회공헌 형’, ‘상생협력 형’ 등 현재까지 3편의 광고가 공개됐다. 매번 다른 문제가 실려 다음엔 어떤 문제가 나올까 기대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손 CD는 “광고에 대한 대내외적인 반응이 좋아 벌써 2차 캠페인에선 어떤 문제를 낼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팀 내 분위기가 수험장을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신문이라는 매체가 보수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기존 스타일대로 광고를 만들면 더 안전했을지 모른다”면서 “광고주가 쉽지 않은 선택을 해줬다. 마음이 잘 맞아 프로젝트를 재미있게,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고 광고주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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