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수요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 껑충
부동산114에 따르면 8·2 대책 발표 직후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1년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전셋값은 8월 들어 지난 25일까지 0.21%로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올 1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0.07%에서 3월 0.18%로 소폭 상승한 뒤 5월 0.34%, 7월 0.46%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 거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만3254건 중 9345건이 전세 거래였다. 전체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중은 70.5%로 2015년 2월(71.3%)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저금리에 따른 집주인의 월세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전세 비중은 지난해 3월 61.9%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재차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공급 부족에다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하반기 서울 전세시장 불안
대규모 이주가 진행되는 강동구에서는 강일동 고덕리엔파크1단지(전용 84㎡형) 전셋값이 이달 현재 4억8000만원으로 한달 만에 5000만~6000만이나 뛰었다. 인근 고덕동 고덕 아이파크 아파트(전용 84㎡형)도 전셋값이 5억6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한달 새 4000만원 올랐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둔촌주공아파트 뿐만 아니라 재건축을 앞둔 단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주 수요가 쏟아지고 있지만 직장 및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근처에 머무르려는 세입자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가을 이사철까지 겹친 9~10월에는 전셋값이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부가 추가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놓을 경우 전세난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다주택자가 8·2 대책의 표적이 되면서 그동안 전세공급 등 순기능 역할도 했던 갭투자가 점차 사라지게 되면 앞으로 물량 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이라며 “정부가 제도 도입을 고려 중인 전월세상한제나 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 등은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 수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불리하고, 대책 직전에 일시적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