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나라 중소 부품 업계에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차량 전동화가 진행되면서 기존 내연기관 차량 부품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센서, 모터, 감속기 등 새로운 부품에 대한 수요가 생기고 있지만 자본도 인력도 부족한 중소 부품업체에게 사업다각화나 연구개발(R&D)은 언감생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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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동차 부품산업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사업 다각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 응답 기업의 7.1% 수준에 그쳤다. 국내 부품사 10곳 중 9곳이 산업 재편에 따른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고 있단 뜻이다.
중소·중견 부품사들은 내연기관에 의존했던 부품 사업을 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로 전환하지도 못한 상태로 저가 중국산 부품 등에 밀리고,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수출마저 악재를 만나자 더 어려워졌다고 호소한다. 전체 국내 부품사 중 중소기업의 매출 비중은 2015년 19.68%, 2019년 20.01%, 2020년 17.97%, 2023년 15.91%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생사를 가를 마지막 골든타임에 놓여 있다고 평가하면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동차산업 전문 컨설팅업체 AINs의 이항구 연구위원(전 자동차융합기술장)은 “1차 협력사들 중에서도 R&D 역량을 갖춘 기업은 300곳이 채 되지 않는다”면서 “자동차 산업을 떠받치는 부품사들의 산업 혁신이 절실히 필요한데, 정부의 사업 지원이 예산 지원에만 맞춰지면 안 되고 사업다각화 등을 위한 R&D 개발, 인력 지원 등에 초첨이 맞춰져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