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강민구 정문경 이준현 부장판사)는 오는 12월 9일 예정된 변론기일에 두 사람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국회 청문회처럼 원고 김보름과 피고 노선영을 동시에 법정에 세운 후 대리인들이 상대측에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당일 변론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은 신문할 내용을 변론 당일 법정에 제출하고, 상대방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밝히도록 서로 능력을 발휘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노선영과 김보름은 직접 법정에서 진실게임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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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 경기 직후 인터뷰로 김보름 여론 집중포화
김보름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뒤(노선영)에서 격차가 벌어지며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발언이 논란이 된 가운데, 노선영은 언론 인터뷰에서 “따돌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었고 국가대표 자격 발탁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수십만명이 동의를 하기도 했다.
거센 논란 속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왕따주행 의혹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해 같은 해 5월 “왕따주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결론 냈다. 선수들 사이에 격차가 벌어진 이유에 대해선 “코치진이 이를 앞선 선수들에게 알리는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보름은 이후 사건 발생 2년 9개월이 지난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무수한 고통을 참고 또 참으며 견뎌왔다. 이제는 진실을 밝히고 싶다. 평창올림픽 당시 수많은 거짓말과 괴롭힘에 대해 노선영의 대답을 듣고 싶다”고 소송 배경을 밝혔다.
김보름은 소장에서 “노선영이 평창올림픽 팀추월 경기를 전후의 인터뷰에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당했고 광고모델 제의나 협찬이 끊겨 재산상 피해도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 “대학교 4년 선배인 노선영에게 2010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직전인 2018년 초까지 지속적으로 폭언과 욕설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선영은 “허위사실을 적시한 적이 없고 김보름에 대한 폭언·욕설 논란도 운동 선배로서 허용되는 수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 “노선영이 김보름에 ‘미친X’ 욕설”
대신 김보름이 주장해온 노선영의 폭언·욕설은 사실로 인정됐다. 다만 2017년 11월 이전의 폭언·욕설에 대해선 “단기 소멸시효 3년이 경과했다”고 결론 냈다. 1심 재판부가 시효가 남아있다고 인정한 세 차례 욕설은 2017년 11~12월에 있었다.
노선영은 대학 4년 후배인 김보름에게 “스케이트를 빨리 탄다. 천천히 타면 되잖아”라며 “미친 X” 등의 욕설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김보름 훈련일지 외에도 국가대표 동료선수들과 코치친의 사실 확인서를 통해 입증됐다. 1심은 이 같은 폭언에 대해 위자료 300만원을 책정했다.
노선영은 1심 판결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했다. 노선영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노선영과 김보름이 수년 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고, 두 사람 사이에 수 차례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일방적으로 폭언을 했다는 김보름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왕따 주행’ 논란도 자신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노선영 측은 “2018년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김보름, 박지우가 고의로 자신을 따돌리는 경기를 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왕따주행 논란을 노선영이 제기하였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는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