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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안팔겠다고 버티니…부르는대로 줄 수밖에”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 소유자가 조합을 만들어 집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벨라듀2차 조합은 성수동 일대 토지와 주택을 사들여 지하 3층∼지상 36층 4개 동에 전용면적 59~84㎡짜리 528가구를 짓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을 계획하고 사업부지의 집과 땅을 사들이기 시작한 건 2015년 중반부터다. 5년여간 사업에 필수적인 부지 95%를 확보해 지난달 성동구청에 사업승인 접수를 마쳤다.
사업 초창기엔 부동산 매입가가 3.3㎡당 3000만원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3.3㎡당 2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껑충 뛰었다. 매매가 급등은 2018년부터 서울 공시지가, 공시가가 큰 폭으로 오른 게 한 요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원인은 토지주들의 ‘버티기’ 탓이라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사업부지 내 땅 매입이 절실한 조합 사정을 이용해 과도하게 값을 올려 부른다는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우리는 땅도, 시간도 급하다”며 “토지 매입을 위해 빌린 돈의 이자만 한 달에 9억원인데 소송에 몇 달, 몇 년이 걸리면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약점을 아는 몇몇 토지주가 터무니 없는 값을 부르면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시간을 끌면 요구대로 줄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부담은 조합원들에 돌아가…“재건축·재개발과 기준 맞췄으면”
지주택 사업은 조합이 시행사 업무를 맡아,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 대비 20%정도 저렴하다는 게 강점이지만 조합원 모집 이후 일정계획대로 입주까지 완료되는 사업장이 5~10%에 그칠 정도로 성공률은 낮다. 사업 진행과정에서 토지비 등 비용이 증가하고, 토지를 사들이기 위해 시간을 지체하다가 또 비용이 늘어나면서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늘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내년 10월 완공을 앞둔 동작구 신대방동의 동작트인시아(보라매자이) 조합 역시 가구당 추가분담금이 1억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택 업계에서는 재건축·재개발과 동일한 수준으로 사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무주택 상태로 수 년을 기다려왔어도 과도한 추가분담금이 떨어지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분양을 포기할 수 있다”며 “재건축·재개발처럼 ‘80% 이상 토지소유권 확보’만 되면 사업을 승인해줘 속도를 내게 해주든지, 예컨대 ‘감정가의 3배’처럼 토지보상 상한 제한을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성수동의 경우 최근에 고급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몸값이 오르고 있는 지역”이라며 “지주택이 성공하기만 한다면 상당한 시세차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