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사봉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옥정호와 붕어섬 전경(사진=한국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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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전북)=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북 임실. 섬진강 상류의 유순한 물길이 지나는 길목에 있는 고장이다. 이곳의 물길이 유순한 이유는 섬진강댐을 지나 제 물길을 잡기 시작하면서, 품을 넓게 열고 여유롭게 흐르기 때문이다. 특히 임실군 덕치면에 있는 진뫼마을에서 천담마을로 흘러가는 섬진강 줄기의 풍경은 운치가 남다르다. 진뫼마을에서 태어나 살았던 기억을 시로 승화한 ‘섬진강 시인’ 김용택 작가가 “이 일대는 강기슭이 자연 그대로 남아 자전거길로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목”이라며 “마루에 앉아서 놀기도 하고, 풍경이 건네주는 소리도 들으라”고 추천하는 이유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 임실 섬진강변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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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물줄기 따라 페달을 밟다
섬진강 500리 중 임실은 산 좋고 물 맑은 상류에 속한다. 그중 장산리 진뫼마을은 시인 김용택이 나고 자란 곳. ‘섬진강 문학마을길’의 중심이 되는 곳이 바로 여기다. 총 40km의 문학마을길 중 임실 구간은 약 14km다. 특히 천담마을을 거쳐 구담마을에 이르는 약 8km 구간은 봄에 걷기에 그지없는 구간이다. 넉넉잡아 2~3시간이면 섬진강이 건네주는 한가로움과 평화로움을 마음에 담기 충분하다. 연둣빛으로 피어나는 나무와 풀을 비롯해 은은한 산벚꽃 등 산과 들이 모두 새롭게 태어난다. 시인이 ‘서럽고도 아름답다’고 했던 강변이 바로 이곳이다.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을 즐기기에도 좋다. 임실 섬진강 자전거길은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선정됐을 정도. 덕치면 물우마을에서 구담마을까지(8.8km) 이어지는 길이다. 따뜻한 봄날을 마을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즐기기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잔잔히 흐르는 섬진강과 공기 좋은 산세, 그리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강촌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 섬진강변에 핀 꽃잔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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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김용택 시인의 시를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색다르다. 하염없이 달리다가도 시를 읽기 위해 잠시 머무르게 한다. 그 길을 따라 진뫼마을에 도착하면 고즈넉한 한옥 한채가 섬진강을 바라보며 자리하고 있다. 김용택 시인의 집이다.
매화가 활짝 핀 섬진강촌 구담마을은 ‘아름다운 시절’ 영화 촬영지로도 많이 알려졌다. 지금이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지만 매년 봄마다 매화꽃 향기로 가득한 마을을 찾아온 상춘객들이 마음을 설레게 했던 지역이다. 이미 매화꽃이 지고 벚꽃이 피어나고 있는 남도의 다른 지역과 달리 구담마을은 이제야 매화꽃이 만발하기 시작했다. 이번 주말이면 마을 전체에 매화향기로 가득할 것이다.
| 아름답기로 소문난 전북 임실 섬진강 건너편으로 자전거를 탄 라이더들이 자전거길을 달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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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물길을 따라 만들어진 자전거길은 주로 자전거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다. 자전거가 없다면 강진면 인근 섬진강자전거길 인증센터에서 시간당 5000원에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물우리에서 진뫼마을과 천담마을을 지나 순창군과의 경계인 구담마을까지 페달을 밟으며 섬진강과 주변 산을 눈에 담으면 임실의 자연미를 한껏 느껴볼 수 있다.
시간이 있다면 임실군 관촌면의 사선대를 찾아가도 좋다. 섬진강의 원래 물줄기를 따라 좇아가는 길이다. 사선대는 물이 맑고 바위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경치가 아름다워 하늘에서 신선과 선녀들이 놀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 현재는 절벽 앞쪽으로 조각공원을 조성해놓았다. 특히 철쭉이 필 무렵이면 더욱 아름답다. 산책로를 따라 바위 절벽 위의 운서정에 오르면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 옥정호 드라이브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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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를 따라 봄기운을 맞다
봄을 닮은 호수, 옥정호를 둘러볼 차례다. 해마다 이맘때면 더없이 서정적인 풍광을 선보이는 곳. 옥정호는 정읍과 임실 지역을 흐르는 섬진강 상류의 물줄기를 막아 댐을 만들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은암호, 섬진호 등으로도 불린다. 면적은 26㎢ 남짓. 물줄기가 넓게 퍼져 있지 않고, 물뱀이 유영하듯 산자락 구비구비를 에둘러 돌아간다. 물만 가두고 있는 여느 저수지와는 풍경의 깊이가 다르다. 다른 이와의 만남을 최대한 멀리해야 할 이 시기. 차를 몰고 봄기운을 느끼기에 이만한 곳도 없다.
출발점은 산내면 면사무소 앞 네거리. 여기서 우회전하면 옥정호와 나란히 달리는 강변도로다. 옥정호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7~8분 달리면 수침동마을. 마을 아래 수변공원에서 잠깐 다리쉼을 하며 봄향기를 맡는 것도 좋다.
| 옥정호 전망대 정자에서 바라본 붕어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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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침동마을을 지나면 장금리다. TV 드라마 ‘대장금’의 실제 주인공 출생지로 추정하는 곳이다. 옥정호 최고의 전망대는 단연 국사봉이다. 아스라한 산자락 도로를 따라 국사봉으로 향하는 길은 4월에 벚꽃이 만발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꼽혔다. 국사봉전망대에서 된비알의 등산로를 따라 20분 남짓 올라가면 믿을 수 없이 빼어난 옥정호의 모습이 한눈에 잡힌다. 중간중간에 나타나는 전망지점에서 옥정호와 붕어섬을 보며 천천히 올라갈 수 있다. 붕어섬은 여느 호수 전망대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원래 이 근방 산군을 이루던 봉우리가 섬진강댐 건설로 물이 채워지면서, 고향을 잃은 수몰민처럼 본모습인 산을 잃고 섬이 되어버린 곳. 그나마 바위 절벽으로 연결되어 있던 것을 옥정호 관리선의 운항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폭파하며, 진짜 섬이 되어버렸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원래 이름은 ‘산 바깥 능선의 날등’이라는 뜻의 ‘외앗날’이었다”며 “사진작가들이 물안개를 찍기 위해 이곳을 많이 찾다가 ‘섬이 (금)붕어를 닮았다’ 하여 붕어섬으로 불리게 됐다”고 말한다.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옥정호 풍경의 절반은 물안개의 몫. 새벽녘 물안개가 호수를 감쌀 때면 그야말로 선경이 따로 없다.
| 옥정호 전망대와 붕어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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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팁=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안전여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여행 전에는 △개인 차량을 이용한 여행계획 수립 △사람이 덜 밀집한 여행장소 선정 △마스크, 휴대용 손세정제 등 준비 △개인용 휴대용 컵과 상비약 준비 △여행지 폐쇄 여부 확인 △확진환자 이동경로 확인 등이다. 여행 중에는 △적절한 휴식 △물을 자주 마시고 익히지 않은 음식 주의 △발열과 호흡기 증상 발생시 여행 중단 권고 등이다. 여행 후에는 △확진환자의 이동경로와 날짜가 겹칠 경우 발열과 호흡기 증상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또는 관할 보건소에 상담 후 조치하기 등이다.
| 임실 섬진강변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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