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설립 때부터 국민이 주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했던 한글과컴퓨터(030520)나 2003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이뤄졌던 현대엘리베이터(017800)의 국민주 갖기 운동과는 성격이 다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석유주식회사에 이어 국민홈쇼핑주식회사가 연내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민석유회사는 1600만 명의 차량 소유주들이 최소 1만 원 이상을 투자하는 1인 1주 갖기 운동을 하고, 이를 통해 자본금 1000억 원 규모의 정유사를 만들자는 것.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이태복 씨 등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며, 중동산 원유 대신 캐나다산 저유황유 등을 수입하고 경영합리화를 통해 기름 값을 20% 정도 내리겠다는 목표다.
준비위 측은 현재 인터넷 약정 324억 원을 돌파했으며, 8월 초에는 1차 목표액인 5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복 전 장관은 “준비위원회는 2000명을 넘어섰고 추진위원들은 2만 명을 조금 넘는다”면서 “초기 자본금을 1000억 원에서 늘리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 공익재단에 문호를 개방해 소비자와 농민, 지자체와 대기업 공익재단이 80~90%의 지분을 보유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경영을 담당할 유통전문조직은 10% 이하의 지분 만 보유해 기존 상업 홈쇼핑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석유주식회사와 국민홈쇼핑의 출범은 본격적인 소비자 주권시대를 열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넘어야 할 장벽도 만만치 않다.
국민주 회사로서 경영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문제와 함께 포화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큰 수익은 바라지는 않아도 생존할 수 있을 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원 위원은 “국민주식회사가 출범하는 것은 경제민주화 분위기와도 관련 있다”면서 “회사는 상업적 목적을 가져야만 한다는 사고방식을 바꾸면 소비자와 농어민 등 주주가 윈윈하는 홈쇼핑 방송을 만들 수 있다. 통신분야 역시 국민주 방식을 검토해 볼 만 하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목적을 지닌 국민주식회사가 성공하려면 의지 뿐 아니라 경영상의 노하우가 필요하다”면서 “대선 시기 정치권의 물가 안정 공약과 맞물려 민간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결과로 나가지는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