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넉넉한 절 길상사
70년대 잘나가던 요정에서 1997년 도심 속 사찰로 새롭게 태어났다. 성북동을 찾는 모든 이에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매력은 여느 절 같지 않다는 것. 주요 전각의 처마에 화려한 단청을 쓰지 않았고, 나무 결을 살려 편한 느낌을 준다. 관세음보살상에도 신자·비신자 가리지 않는 도심 절의 넉넉함이 느껴진다. 관세음보살이라기보다 성모마리아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이 조각상은 천주교 신자인 최종태 서울대 미대 교수의 작품. 방에 앉아 명상하는 ‘침묵의 집’은 오전 10시~오후 5시 이용할 수 있다. 절 입장은 오전 4시~오후 8시.(02)3672-5945~6, www.kilsangsa.or.kr
성북초등학교에서 성북2동사무소 방향으로 가는 길 곳곳에 규모는 작지만 의미 깊은 유적들이 숨어있다. 하지만 ‘성북구 동네 명소’라고 친절히 알려주는 표지판들이 있어 찾기가 어렵진 않다. 먼저 만나는 것은 성북초교 건너편의 선잠단지(先蠶壇址). 누에치기가 국가 주요 산업이던 조선시대에 잠신(蠶神)에게 제사 지내던 곳으로 지금은 터만 남아있다. 입구를 잠궈 놓았지만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다.
◆돈가스·칼국수…소문난 먹자골목
성북동의 관문은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버스정류장 ‘쌍다리앞’과 ‘동방대학원대학교’ 사이는 식당 30여 곳이 있는 맛 골목이다. 터줏대감 격인 기사식당들과 돈가스집에 만두집·한정식·칼국수집 등이 합류했고, 한옥도 많다. 간판도 가지가지. 깔끔한 현대식부터 족히 30년은 됐음직한 낡은 간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공통점은 모두가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는 점. 사실은 다들 그럴 만한 사연을 가진 터여서, 고르는 일이 즐거운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