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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아자동차(000270) 판매왕으로 선정된 정송주 망우지점 영업부장은 지난 5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영업비결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정 부장은 지난해에만 566대를 판매하며 기아차 판매왕의 영예를 누렸다. 기아차 평균 판매가격이 2400만원인 걸 비춰보면, 정 부장 혼자 약 136억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그는 2006년 이후 15년 연속 기아차 판매왕의 선정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수립 중이다. 자동차 영업사원으로는 전설적인 인물로 꼽히는 쉐보레의 ‘조지 라드’가 보유한 13년 연속 판매왕 기록도 넘어섰다. 비공식적인 세계 기록 보유자다.
무엇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차값을 선뜻 지불하게 만드는 걸까. 정 부장은 자신을 두고서 ‘타고난 영업사원이 절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그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자동차 판매와는 전혀 상관없는 태권도 사범을 했다. 이후 도장을 차리고 싶다는 마음에 1994년 기아차 생산직 근로자에 입사해 용접공을, 외환위기 이후 영업직으로 전환한 ‘어쩌다 영업사원’이 됐다.
영업사원 첫 3개월간은 1대 밖에 못 팔아 자괴감에 몸서리쳤다. 조바심이 나서 일가친척과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할 법도 했지만, 단기적인 고객 관리는 실패로 귀결한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그가 선택한 것은 일회성 관계가 아닌 이웃동네 주민으로 스며들기였다.
지역민들의 입소문이 이어지자 한 번은 고객이 지인을 데리고 와 지인더러 되려 계약을 하라고 종용해 편하게 ‘쎄라토’를 판매했던 웃긴 사연도 있었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정 부장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모양이다. 정 부장은 “내방객이 줄어든 것은 많지만, 전화로 꾸준히 문의가 들어와 판매하고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예전부터 쌓아온 신뢰 관계로 차량 구매 시기만 되면 예전 고객이 다시금 차량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다.
계기는 본사에서 내려준 지역별 신차 판매 수치에 망우지점을 비롯한 중랑구 일대가 유독 적은 것이 눈에 띄면서다. 서울 지역 일대 수치를 자세히 살펴본 정 부장은 강남지역에 신차 판매가 유독 많다는 것에 주목했다. 전시장이 많은 강남과 달리 중랑구 주민이 신차 출시의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탓이라고 결론 내렸다. 실제 강남구와 중랑구를 비교하면 기아자동차 대리점은 각각 10개와 5개로 두 배 차이가 난다.
그는 “신차 홍보가 안 되면 내가 창출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자체 전시회를 기획했다”며 “망우리 고개를 이용해 다니는 사람은 저희 지점에서 차를 구매할 사람들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그곳에서 신차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부장은 영업사원 일을 계속하는 한 꾸준하게 판매왕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정 부장은 새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자신의 드라이빙 패턴과 생활 패턴을 물어봐 주는 영업사원에게 차를 구매하라고 조언했다. 정 부장은 “반드시 할인이 많이 된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주행 방법에 따라 연비가 좋아질 수도 때로는 자신의 처지보다 과한 차를 구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영업사원과 잘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