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를 춤추게 한 그가 왔다

'허브릿츠 사진전'
오는 5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사진 100여점 및 뮤직비디오, 메이킹필름까지
1980년대 할리우드 전성기 렌즈에 빼곡히 담아
  • 등록 2016-02-08 오전 9:43:32

    수정 2016-02-08 오전 9:43:32

허브릿츠의 ‘네이트 위드 쉐도우’(사진=디투씨).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화보의 매력은 평소 무대와 영화, 콘서트 등 본업에선 느낄 수 없는 스타의 색다른 모습을 담았다는 점이다. 그런 반전의 모습은 스타에게 더 열광하게 되고 빠지게 되는 순간이다. 이처럼 스타의 색다른 모습을 잡아내고 연출하기로 유명한 허브리츠의 사진전이 오는 5월 2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국내에선 처음이다.

허브릿츠의 사진은 세기의 아이콘이 대거 탄생한 1980년대 화려한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대변한다. 이번 전시에선 허브릿츠가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작업한 인물과 패션, 누드사진 등 100점과 13편의 뮤직비디오, 메이킹영상도 볼 수 있다. 모두 허브릿츠재단의 소장품이다.

마크맥케나 허브릿츠재단 회장은 지난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허브릿츠는 렌즈에 들어온 모든 피사체에서 순수하고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며 “이번 전시의 주된 목적은 빛을 다루는 탁월한 감각과 캘리포니아의 물과 모래, 사막, 바람 등 자연적 요소를 작품에 녹여낸 한 사진가의 본능적인 감각을 작품을 통해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마돈나, 리처드 기어, 마이클 잭슨, 잭 니콜슨, 엘리자베스 테일러, 톰 행크스, 나오미 캠벨, 신디 크로포드 등 배우와 가수 또는 모델로 활동한 당대 최고의 스타를 비롯해 화가인 데이비드 호크니, 그래피티 아티스트 키스 해링,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와 같은 예술가들의 인물 사진을 볼 수 있다. 마돈나는 허브릿츠에 대해 “말만으로 내 옷을 벗기고, 추운 모래밭에서 바보처럼 춤추며 뛰게 하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허브릿츠는 마돈나의 앨범커버 사진을 제작해 마돈나를 여왕으로 등극시키는데 크게 일조하기도 했다.

허브릿츠는 자신이 찍는 화보나 뮤직비디오에 나오미 캠벨을 섭외해 백인의 전유물이었던 런웨이에서 톱모델의 위치로 올렸고, 성별의 경계가 모호한 모델을 내세워 자신을 비롯한 성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도 했다.

그의 사진은 예술성과 실험성면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자연을 소재로 삶과 인간을 연결했다. 사람의 몸위에 큰 덩쿨을 이어 하나의 큰 나무처럼 보이게 하거나 사람 머리에 문어를 올려놓기도 했다.

허브릿츠는 대학에서는 경제학과 미술학을 전공한 후 아버지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리처드 기어와 여행 중 찍은 사진이 패션 잡지에 실리며 업계에 발을 들였다.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 스티브맥퀸이 옆집에 살며 리처드기어와도 친분을 쌓았던 것. 이후 할리우드 스타의 인물사진으로 더욱 유명세를 탔고 각종 명품브랜드와 광고,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1989년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양성 반응을 보였고 2002년에 사망했다. 02-399-0114.

허브릿츠가 찍은 ‘리처드기어’(사진=디투씨).
롤링스톤 잡지에 실린 허브릿츠가 연출한 마이클잭슨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사진=디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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