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전자' 갈팡질팡…삼성전자 다시 '5만전자' 수렁에 빠지나

  • 등록 2022-12-17 오전 11:00:00

    수정 2022-12-17 오전 11:00: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5만전자’로 추락한 삼성전자가 6만원대 벽을 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불황에 연말과 연초 혹독한 겨울이 예고된 탓이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를 팔아치우기에 바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년 상반기 저점을 확인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6일 삼성전자(005930)는 전거래일 대비 0.34%(200원) 오른 5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번주 5만원대 후반에서 6만원대 초반을 횡보하며 1.49% 하락했다.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진정세가 확인되며 반짝 상승했던 지난 14일을 제외하면 이번 주 내내 5만전자에 갇혔다.

6만전자 안착을 위한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기조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단기간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12월이면 올랐던 주가 흐름도 올해는 예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주가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던 특별배당에 대한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 악화에 실적 부진 여파다.

연일 삼성전자 주식을 던지기에 바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선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이날 1500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이번주 누적 순매수액이 1842억원에 달한다. 지난주(5~9일)에는 3052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내년 상반기에나 삼성전자의 뒷바닥 시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매크로(거시경제) 영향으로 메모리 수요가 역대급으로 급감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0.6% 늘어난 77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7.3% 감소한 7조9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인 8조3000억원을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반도체 영업이익이 2조8000억원에 그칠 것”이라며 “연말 출하량에 따라 4분기 추정치가 추가적으로 하향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2022년 디램(DRAM) 출하 비트는 전년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전체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9.9% 줄어든 32조9000억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4% 줄어든 73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21.9% 감소한 6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한다”며 “메모리 가격 하락이 지속되겠으며, 비메모리 가동률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가격 하락폭은 디램 10%, 낸드 12% 수준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말 연초는 주가 모멘텀 공백기”라며 “전방 수요처들의 재고가 소진되고, 세트 출하가 증가하기 시작할 때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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