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은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으로 유명한 윌리엄그랜트앤선즈가 최근 온라인에 공개한 36.5도 저도 위스키 ‘그린자켓’의 광고다. 이 광고는 저도 위스키지만 유일하게 숙성 연수가 있는 그린자켓의 특장점을 강조하고 위스키 연산의 중요성을 소비자들에게 알린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 광고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공개돼 한 달 만에 40만 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광고를 본 업계 관계자들은 경쟁사의 무연산 제품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말 알코올 도수 35도의 무연산 저도 위스키 ‘35 바이 임페리얼’을 선보이며 출고가를 자사 대표 제품으로 연산 위스키인 ‘임페리얼 12년’과 같은 2만6334원으로 책정해 논란을 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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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산 제품의 경우에는 숙성기간이 3년 이상이면 어떤 원액도 사용할 수 있다. 연산 위스키는 사용된 원액의 가치가 높은 만큼 비싸게 마련인데 페르노리카는 ‘35 바이 임페리얼’과 ‘임페리얼 12년’에 동일한 가치를 매겼다.
연산 위스키는 대부분 제품명에 얼마나 오랜 기간 숙성된 원액을 사용했는가를 숫자로 적어 표시하는데, ‘35 바이 임페리얼’에 표기된 숫자는 연산이 아닌 도수로 자칫 소비자로 하여금 연산이 있는 제품으로 오인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선 연산은 위스키의 품질을 상징하는 것으로, 무연산에 도수가 낮아 희석된 원액의 위스키를 연산 위스키와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처사일뿐더러 위스키 시장의 질서를 흐트러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35 바이 임페리얼’과 같은 도수의 무연산 경쟁사 제품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 아이스’도 가격은 ‘35 바이 임페리얼’보다 싼 2만4530원이다.
6일 주류수입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 위스키 시장은 8년 연속 하락해 전년 대비 4.5% 감소한 166만 9587상자(1상자=9리터)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페르노리카의 점유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판매량이 무려 20% 가까이 급락했다. 2010년까지 위스키 시장 1위를 지켜온 페르노리카는 지난해 급기야 골든블루에도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주요 위스키 회사 가운데 매출 감소폭이 가장 컸다. 국내 위스키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골든블루,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실적을 끌어올리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여기에 페르노리카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한 상황에서도 본사에 지급하는 배당금은 오히려 늘려 뭇매를 맞았다. 또 임금 협상 과정에서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는 자사 정통 스카치 위스키 ‘임페리얼’의 가치를 알린다면서 ‘12’와 ‘17’ 등 숫자를 활용한 마케팅을 하더니 무연산 ‘35 바이 임페리얼’을 출시한 뒤로는 연산도 밝히지 않으면서 투명한 병 등 ‘속보이는 위스키’로 거짓 포장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로컬 위스키로 무려 23년간이나 시장을 지키고 이끌어온 대표 제품 ‘임페리얼’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면서까지 신제품 띄우기에 여념이 없는 위스키 명가의 추락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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