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에서 퇴출당한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12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90㎞ 떨어진 둘루이야 마을까지 진격했고 인근 무아타삼 지역도 장악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아부 무함마드 알아드나니 ISIL 대변인은 “우리는 바그다드까지 진격해 해묵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면서 시아파 성지인 남부의 카르발라와 나자프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이날 소집된 이라크 의회에는 전체 325명 의원 중 128명이 참석해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요청한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동의가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동의를 위해서는 전체 재적 의원 가운데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한편 알말리키 총리는 비상사태 선포가 무산되자 시아파 민병대와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에 시아파 성직자인 알사드르가 3000명 규모의 시아파 민병대를 조직해 바그다드 북부로 보냈다고 이라크 현지 언론이 전했다.
미국도 ISIL의 공격이 중동 안전을 해치는 위협 요소라고 경고하면서 무인기 공격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 이라크 사태는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완전한 실패라는 분명한 증거”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이라크 지도부와 국민의 편”이라면서도 “서방이 개입한다면 많은 의문의 여지를 남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나토군의 이라크 개입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