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nd SRE][Worst]엔씨소프트, 크레딧시장마저 블소2 그림자

154명 중 16명이 '적정 등급 아니다' 지적
'AA' 안정적이지만…16명 중 15명이 '내려라'
블소2 영향에 중국 게임규제에 판호발급도 쉽지않아
"게임산업 방법론 없어 주식시장 영향 크다" 지적도
  • 등록 2021-11-17 오전 7:01:09

    수정 2021-11-17 오전 7:01:09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내 게임업계 최강자인 엔씨소프트(036570)에도 크레딧 시장은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 블레이드앤소울2의 흥행 실패와 맞물려 ‘AA급’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빚을 갚을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크레딧 시장이 아직 IP 기반인 게임산업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신작 흥행실패에 휘청…‘등급 내려라’ 목소리

엔씨소프트는 이번 32회 SRE 워스트레이팅에서 154명의 전문가 중 16명(10.4%)으로부터 현 등급이 적정하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 총 40개 기업 중 8위다. 답변한 16명 중 단 한 명의 비크레딧애널리스트(비CA)만 등급을 상향해야 한다고 답했고 나머지 15명은 모두 등급을 내려야 한다고 답했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평가받는 엔씨소프트의 현재 신용등급은 ‘AA’이며 아웃룩은 안정적이다. 걸작이라 평가받는 ‘리니지’를 통해 국내 게임업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은 데다 데스크탑으로 시작해 모바일로 형태가 바뀌는 가운데에서도 안정적인 현금창출능력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올 6월 2년 6개월 만에 크레딧시장에 복귀해 3회차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고, 3·5·7년물 모두 안정적으로 발행할 수 있었다.

최경희 NICE신평 연구원은 “오랜 기간 흥행이 검증된 다수의 게임을 보유해 이용자 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로열티 수입 확대와 우수한 고정비 충당 능력 등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으로 매우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32회 SRE에서의 반응은 차갑다. 지난 31회 SRE 워스트레이팅에서 엔씨소프트는 40개 기업 중 28위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평가는 더욱 뼈아프다. SRE자문위원은 “지금 당장 드러난 재무적 문제가 없다”면서도 “신작 반응이 차가워지면서 주가가 빠지는 만큼, 크레딧 영역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출시한 블소2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2주 만에 5조원 가량이 증발했다. 충성고객들도 이탈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게임을 ‘인민의 아편’이라 비유해가면서까지 강하게 규제하는 만큼 엔씨소프트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8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중국 정부는 자국을 포함해 해외 게임사들의 판호를 일체 발급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18년 3~12월까지 판호 발급을 중단한 이후 최장 기간이다.

게임산업 신용평가법을 생각할 때

게다가 블소2를 만회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신작도 출시 초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니지W는 11월 3일 국내 구글플레이 인기순위 1위에 올랐다. 앞서 2일에는 한국을 포함해 대만, 홍콩,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8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사용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다. 블소2 이후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평가가 갈리며 IP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게임업체를 평가하기엔, 아직 구체적인 틀이 마련되지 않아 엔씨소프트의 신용등급에도 의구심이 붙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32회 SRE 워스트레이팅에 이름을 올린 게임업체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모두 등급 하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토지나 공장 수 등 유형자산이 분명한 일반 기업들과 달리 지식재산이 기반이다 보니 재무안정성을 수치화하기 어렵고, 게임사업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가 있는 신용평가 전문가가 아직 없다는 이유에서다.

SRE 자문위원은 “현재 게임산업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없다 보니 주식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 모습”이라면서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산업이지만 크레딧 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만큼, 신용평가사들도 구체적인 틀을 모색해야 이 시장도 점차 넓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2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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