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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과도한 배달 수수료에서 거품을 확 뺀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이 다음 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미 전북 군산에서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배달의 명수`라는 공공배달앱을 출시·운영하고 있지만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민간 주도 배달앱으로 평가받는 만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16일 중소 배달플랫폼 업체(배달앱)과 가맹을 맺은 소상공인업체가 2% 이하의 저렴한 중개수수료로 배달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제로배달 유니온`이 본격 출범한다.
이 서비스는 높은 배달 중개수수료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배달 플랫폼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참여 사업자는 △맘마먹자 △부르심제로 △미식의 시대 △배달의비서 △로마켓 △주피드 △코리아배달 △띵동 △페이코오더 △먹깨비 △슬배생 등 16개 업체다. 이들은 가맹점에 받는 배달 중개 수수료를 2% 이하로 낮췄다. 이는 기존 배달 플랫폼와 가맹한 업체의 부담하는 비용(6~12%)과 비교하면 수수료가 최대 10%포인트나 낮아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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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만약 개별 가맹점이 제로페이 결제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지 않더라도 문제 없다. 소비자가 일반 카드를 이용하면 중간에서 전자결제대행업체(PG사)가 이를 전산 결제를 하고, 해당 비용을 가맹점주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며 “수수료도 워낙 싼데다 서울사랑상품권 없이도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상공인 부담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배달 유니온 배댈앱 중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한 띵동 관계자는 “최근 입소문이 나면서 3개월 새 가맹점이 10배 가량 늘었다”면서 “가맹점주에 배달비 할인 강요, 과도한 광고로 등을 요구할 필요가 없어 가맹을 원하는 음식점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계는 있다. 공공배달앱은 기존 민간배달앱과 같이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을 꾸준하게 펼치기가 어렵고 서버 불안, 서비스 품질 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실제 군산 배달의 명수는 서버 불안, 불편한 시스템 등을 지적하는 지역 내 목소리가 적지 않다. 출시 직후 앱 가입자가 20배 이상 늘고 주문건수와 금액이 크게 늘어나는 등 급성장 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역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이 예산을 투입해 운영을 맡긴 공공배달앱은 초기에는 민간배달앱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나 혁신서비스에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저렴한 수수료를 이용하려는 사용자가 증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공공 주도의 관리나 마케팅 자체가 쉽지 않아 제대로 자리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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