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파우스트 읽는 AI…이지환 '이것은 인간이다-독서'

2020년 작
인간이 하는 이성·역사·문화에 빠진 AI로
"인간·AI 경계 허물어지는 지점 드러내려"
기계와 다르다 믿는 인간에 울리는 경종
  • 등록 2020-12-23 오전 3:30:01

    수정 2020-12-23 오전 3:30:01

이지환 ‘이것은 인간이다-독서’(사진=갤러리그림손)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제목들이 단순치 않다. ‘파우스트’ ‘노트르담 드 파리’ ‘데미안’ ‘종의 기원’ ‘맥베스’ ‘코스모스’ 등. 시대를 초월한 필독서쯤 되려나. 첩첩이 쌓아둔 그 책들 위로 낯익은 손이 하나 내려왔다. 형체 없는 인공지능(AI)을 묘사할 때 늘 끌어다 놓는 실체.

작가 이지환은 인형 혹은 AI를 데려다가 인간의 정체성을 표현해왔다. 고뇌에 빠지고, 휴식도 하고, 기도도 하고, 인간만의 온갖 행위를 시키는 건데. 그중 가장 허를 찌르는 것은 ‘책 읽기’다. 그리 영특하다는 AI가 독서를 한다는 건 이미 정보취득 차원을 벗어난다는 얘기니까.

‘이것은 인간이다(This is a Human)-독서’(2020)는 그 ‘충격적’ 연작 중 한 점. 책을 인간 이성·역사·문화의 총체적 상징물로 삼았다는 작가는 “인간과 AI, 두 존재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점을 드러내려” 했단다. 기계와는 다르다고 굳게 믿는 인간에게 울리는 경종이라고 할까.

장지에 부드럽게 끌어낸 색·선·면이 되레 위기감을 부추긴다. 이제부턴 무기의 싸움이 아니라 정신력의 싸움이 될 거란 예고인 듯해서.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갤러리그림손서 이태량·채성필·최지훈·황인란과 여는 기획전 ‘도약’(Leap)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채색. 41.2×27.4㎝. 작가 소장. 갤러리그림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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