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만난 래퍼 타이거JK는 자신이 참여하는 국립극장 ‘2020 여우락(樂) 페스티벌’ 폐막작 ‘그레이트 크로스’ 공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정말 대단한 두 분과 함께 작업하게 됐다”며 “나는 이번 공연의 ‘양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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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JK가 ‘대단하다’고 치켜세운 두 사람은 올해 ‘여우락 페스티벌’을 이끌고 있는 유경화 예술감독, 그리고 600여 편의 광고와 뮤직비디오 등 영상을 연출한 거장 조풍연 영상감독이다. 철현금 연주자로 잘 알려진 유 예술감독은 전통음악을 넘어 월드뮤직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아티스트다. 조 영상감독은 타이거JK가 드렁큰 타이거로 발표한 노래 ‘몬스터’와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보 앞으로’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하다.
이번 작업의 중심을 잡고 있는 이는 조 영상감독이다. 타이거JK와 유 예술감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 영상감독은 “유 예술감독은 낮은 자세로 다른 아티스트의 예술성을 존중할 줄 알고, 타이거JK는 때에 따라 틀을 깨는 소신과 용감함이 있다”고 두 사람을 평가했다. 또한 “이번 공연은 유 예술감독의 추상적인 음악에 감춰져 있는 인문학적 서사를 타이거JK가 함축적으로 정리해 선보이는 근사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공연 제목인 ‘그레이트 크로스’는 조 영상감독의 아이디어다. 국악과 힙합의 충돌로 빚어낼 새로운 음악을 뜻한다. ‘몬스터’ ‘엄지손가락’ 등 타이거JK의 대표곡과 이번 공연을 위해 준비한 신곡 등 6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래퍼 비지, 베이시스트 JC커브와 재즈 피아니스트 전용준, 대금연주자 이영섭과 구음의 박성훈 등이 무대를 함께 꾸민다. 세 사람의 첫 만남과 작업 과정을 담은 티저 영상도 국립극장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세 사람의 무대는 오는 24일과 25일 국립극장 네이버TV와 유튜브 채널을 통한 온라인 공연으로 만날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고민 속에서 타이거JK가 먼저 온라인 공연을 제안했다. 단순한 공연 실황 녹화가 아니라 무대 뒷이야기를 함께 담아 온라인에 특화된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세 사람은 “공연의 현장감도 중요하지만 관객이 없는 곳에서 감동을 전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때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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