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해 약 40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연간 2조 2000억원(2018년 기준)의 매출을 올리는 곳. 바로 싱가포르 관광의 심장으로 불리는 마리나베이샌즈다. 정직원 1만명에 파트타임과 인턴 등 2만 여명이 일하는 터전이기도 하다.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카지노는 안 된다”는 말을 남겼지만 싱가포르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45년만에 빗장을 열었다. 2010년 4월 문을 연 이 복합리조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이 6조 5000억원을 투자해 건립했다.
◇ 관광객은 2배, 관광수입 11조 늘어
싱가포르는 2010년 마리나베이에 카지노를 갖춘 복합리조트가 문을 연 이후 불과 3년만에 관광객은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연간 관광수입도 11조원 증가했다. 여기에 매년 4000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면서 미국과 마카오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카지노시장을 형성했다.
◇국부 유출, 도박 중독은 심각
카지노 복합리조트로 인한 부작용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싱가포르는 오픈 카지노(내·외국인이 모두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를 자국 회사가 아닌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샌즈 그룹에 허용했는데 8년이 지난 지금에도 외국 자본 유치에 따른 국부유출 논란이 여전하다. 실제로 샌즈 그룹이 싱가포르에 투자한 돈은 6조원, 그러나 회수하는 데는 5년도 걸리지 않았다. 샌즈그룹은 싱가포르에서 투자금을 회수한 후 발생한 이익금으로 마카오와 스페인, 일본 등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도박중독률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싱가포르의 카지노 방문객 중 60~70%는 내국인으로 추정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내국인들의 무분별한 카지노 출입을 막기 위해 입장료 제도를 도입했다. 하루 동안 카지노를 출입하려면 100싱가포르달러를 내야 한다. 연간 입장료는 2000싱가포르달러다. 내국인에 대한 입장료·연회비 부과가 카지노 수요 억제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싱가포르의 게임중독방지위원회(NCPG)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상 싱가포르 성인의 도박 참여율은 2008년 54%에서 2011년 47%로 하락했고 전체 싱가포르 거주민의 도박 중독 비율은 2008년 1.2%에서 2011년 1.4%로 증가했다. 도박하는 사람은 줄어든 반면 중독 비율은 더욱 올라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