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경제 전문지 ‘비즈에드(Biz Ed)’ 3·4월호 표지에 등장한 김성주 회장. 완고한 재벌가에서 태어나 혼자 힘으로 공부하고 사업을 성공시킨 사연이 4면에 걸쳐 게재됐다. | |
성주그룹 김성주(金聖株·50) 회장은 성주인터내셔널이 라이선스를 얻어 생산·판매하던 독일 MCM 브랜드를 작년 11월 아예 사버렸다. 한국 기업의 명품 브랜드 인수 자체도 그랬지만 그 뒤에 행한 브랜드 개혁 작업은 유럽 명품업계에서 더 큰 뉴스가 됐다.
김 회장은 브랜드 인수 직후 명품의 품격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된 150개 딜러를 과감히 정리했다. 당장 연간 2000만달러(약 190억원)의 매출 손실을 감내해야 했지만, 그렇게 했다. 독일에 있던 직영점 5개 중 4개의 문도 닫아버렸다. 대신 베를린 중심 명품가 샤넬 매장 옆, 루이비통 매장 건너편에 대표 직영 매장을 새로 열었다. 스포츠 브랜드 이미지가 강한 아디다스의 수석 디자이너 마이클 미셸스키를 영입하면서 제품 구색도 확 바꿨다.
김 회장은 사실 MCM 인수 전부터 국내의 대표적인 여성 기업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故) 김수근(金壽根) 대성그룹 창업주의 막내딸이지만, 미국에서 학비를 벌어가며 공부하고, 미국 블루밍 데일스 백화점에 취직해 명품 유통의 밑바닥부터 배웠다. 집안 도움 없이 창업해 작년 매출 700억원이 넘는 중견 기업을 일궜다.
그런 김 회장도 “지금까지는 배워온 과정이었고 승부는 이제부터”라고 말했다. 해외 일류 명품 브랜드를 누가 움직이며, 어떻게 해왔는지를 배웠고, 이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MCM 뉴욕지사를 설립,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준비도 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명품을 판매하는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