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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이것은 어디에 쓰는 물건인가. 다리가 여럿 달린 곤충처럼 보이는데. 곧 비상할 듯 온몸을 힘껏 펼친 듯한데. 하지만 오래지 않아, 날기는커녕 한 발짝도 뗄 수 없는 ‘무늬만 곤충’이란 걸 알게 된다. 태생이 숟가락이니. 그럼에도 감탄이 절로 나오지 않는가. 유려하게 구부러진 몸체에 얹은 기막힌 상상력이라니.
작가 신자경(39)은 본래의 물건을 전혀 다른 용도의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한다. 크기를 재보고 형태를 의심하고, 과연 이 물건의 그 용도가 적절한가를 따져본다는 거다.
9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34길 누크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에서 볼 수 있다. 중고 800/000 은수저·금도금. 13.5×23㎝. 작가 소장. 누크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