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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벤처·스타트업의 주요 투자 동향을 볼 수 있는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들이 인수합병(M&A)한 회사는 페이스북이 77개, 아마존은 82개, 구글은 233개에 육박한다. 1969년에 설립된 삼성전자(35건)와 비교해 매해 건수로 보았을 때 압도적이다. 더 놀라운 것은 페이스북은 2004년에 설립돼 2009년까지만 해도 변변치 않은 수익 모델로 소위 말하는 ‘데스밸리’에서 고생하고 있었다. 2000년대의 아마존은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사업을 계속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만에 시달려야 했다.
우리나라의 M&A 현황은 어떨까. 한국의 2018년 벤처·스타트업의 회수 시장은 아직 기업공개(IPO)와 관련된 비율이 대부분으로, 이중 M&A를 통한 회수는 2.5%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창업 후 IPO까지는 평균 13~15년 정도가 소요되며, 이 또한 투자자들이 회수에 대한 기회가 묘연하기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된다.
시장에서는 과연 어떠한 M&A가 필요할까. 필자는 크게 2가지의 경우를 생각해 보았다. △초기 벤처·스타트업 간의 M&A △벤처·스타트업과 중견기업 및 대기업 간의 M&A가 그것이다. 실제로 현재 벤처·스타트업 간에도 유사 아이디어와 아이템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경우가 있으며 유사한 산업이지만 상호간의 부족한 기술 부분을 확충하기 위해 전략적인 M&A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과정을 거쳐 초기 벤처·스타트업 회사들은 시장에서의 체력을 키울 수 있으며, 합병된 회사는 해외 진출 시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때로는 중견기업 및 대기업이 M&A를 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신산업 진출과 변화를 물색하는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자본력 및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시장이 검증되고 유저 수가 어느 정도 확보된 벤처·스타트업의 M&A는 상호 간의 시너지 효과가 분명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난달 7일 발표된 제2 벤처 붐 확산에 대한 정부의 기조는 벤처·스타트업계에 희소식이다. 향후 정부는 단순 일회성 벤처 정책 발표가 아닌 장기적인 로드맵 하에 각 산업의 영역·단계별로 세련된 세부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지속해서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