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건설이슈]혼조세 보이는 서울 주택시장… 내년은?

11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값 0.05%↓… 3주째 하락
실거래 아닌 시세 위주 하락해 실수요자 체감 못해
일부 비강남권 새 아파트 위주 신고가도 잇따라
규제·금리 인상 vs 공급 부족, 내년 전망 엇갈려
  • 등록 2018-12-01 오전 7:00:00

    수정 2018-12-01 오전 7:00:00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및 전세가격 변동률 추이. (단위: %, 자료: 한국감정원)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올 들어 아파트값이 5억원이나 올랐다가 이제 5000만원 시세가 떨어졌는데 대세 하락기로 전환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집주인과 매수자들 간 눈치보기 장세가 치열한 상황이라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마포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최근 서울 주택시장 흐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고강도 규제인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이 3주 연속 하락했지만,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이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는 9·13 대책 이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가 1~2억원 가량 떨어졌지만, 비강남권 신축 단지나 각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들은 시세가 꿈쩍도 않고 있습니다. 간혹 1~2건 거래가 이뤄지면 신고가를 기록하는 단지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현 서울 주택시장은 집값 상승과 하락이 혼조된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모습입니다.

수치상으로는 서울 주택시장은 하락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5% 떨어지며 3주째 낙폭을 키웠습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가격 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강북 14개구도 지난해 8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첫 하락 전환했습니다.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고,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9·13 대책의 약발이 먹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인데요.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 급등한 서울 집값을 감안하면 실수요자들은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는 아직 멀었다는 게 중론입니다. 실제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4.69% 상승한데 이어 올 들어 9월까지는 무려 9.18%나 급등했습니다. 정부가 거의 두달에 한번 꼴로 대책을 내 놓으면서 활활타는 집값 불씨 자체를 꺼버리려고 했던 이유이기도 한데요.

앞으로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 지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대체로 내년 주택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비강남권 아파트 갭 메우기 상승, 규제를 피한 단지와 분양시장으로 쏠림 현상 등이 나타나며 여전히 상승 여력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주택가격은 0.4% 하락하지만, 서울 주택가격은 잠재된 상승압력 요인으로 1.1%(아파트 1.6%)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여기서 잠재된 상승 압력 요인은 각종 규제로 아파트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 등이 주된 이유입니다.

실제 주택 공급 사전지표인 주택 인허가·분양이 올해 들어 급감해 향후 공급 부족 우려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국토부 조사 결과 올해 1~10월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4만8066가구로 지난해 동기(8만9283가구)보다 46.2% 줄었다. 같은 기간 분양 물량도 48.5% 급감했습니다.

당장 거래 절벽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단행한데 이어 수도권 추가 공급 대책 발표, 내년 종부세 인상 등이 추가 변수가 상당히 남아 있어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물론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여전하고 증여 및 임대사업자 전환 등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과연 내년 서울 주택시장이 일시 조정과 장기 침체, 상승 중 어떠한 모습을 보일 지 좀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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