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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올 들어 아파트값이 5억원이나 올랐다가 이제 5000만원 시세가 떨어졌는데 대세 하락기로 전환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집주인과 매수자들 간 눈치보기 장세가 치열한 상황이라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마포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최근 서울 주택시장 흐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고강도 규제인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이 3주 연속 하락했지만,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이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는 9·13 대책 이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가 1~2억원 가량 떨어졌지만, 비강남권 신축 단지나 각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들은 시세가 꿈쩍도 않고 있습니다. 간혹 1~2건 거래가 이뤄지면 신고가를 기록하는 단지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현 서울 주택시장은 집값 상승과 하락이 혼조된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모습입니다.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 급등한 서울 집값을 감안하면 실수요자들은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는 아직 멀었다는 게 중론입니다. 실제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4.69% 상승한데 이어 올 들어 9월까지는 무려 9.18%나 급등했습니다. 정부가 거의 두달에 한번 꼴로 대책을 내 놓으면서 활활타는 집값 불씨 자체를 꺼버리려고 했던 이유이기도 한데요.
실제 주택 공급 사전지표인 주택 인허가·분양이 올해 들어 급감해 향후 공급 부족 우려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국토부 조사 결과 올해 1~10월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4만8066가구로 지난해 동기(8만9283가구)보다 46.2% 줄었다. 같은 기간 분양 물량도 48.5% 급감했습니다.
당장 거래 절벽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단행한데 이어 수도권 추가 공급 대책 발표, 내년 종부세 인상 등이 추가 변수가 상당히 남아 있어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물론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여전하고 증여 및 임대사업자 전환 등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과연 내년 서울 주택시장이 일시 조정과 장기 침체, 상승 중 어떠한 모습을 보일 지 좀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