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금호타이어(073240) 회장이 지난주 직원들에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미래 계속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해외자본 투자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자본에 넘어간 대표적인 자동차 산업 관련 기업이 이탈리아 타이어 제조업체 피렐리와 스웨덴 완성차 제조업체 볼보다. 이 두 회사가 우려와 달리 중국 기업에 인수된 이후 영업을 잘해 나가고 있는데, 김 회장의 주장처럼 금호타이어도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된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동종합이 총파업을 불사하며 해외 매각을 저지하는 것은 김 회장의 생각과 달리 피렐리, 볼보와 다른 브랜드 가치의 때문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에 피렐리와 볼보는 인수된 이후에도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계속해서 유럽 생산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호타이어는 상황이 다르다. 금호타이어는 전세계 180여개국으로 타이어를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이나 고급 브랜드라기 보단 대중적인 이미지가 더 강하다. 실제 국내 타이어 3사 중 금호타이어의 UHP 타이어 매출 비중은 가장 낮은 편이다.
이에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후 국내 공장을 매각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금호타이어 노동조합도 고용보장을 장담할 수 없다며 해외 매각을 극구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계약과정에서 고용승계 조항이 들어간다 하더라도 몇 년 간 시한부에 그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결국에는 공장 철수 등으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
결국 금호타이어가 피렐리가 될지, 제 2의 쌍용차가 될지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왜 더블스타가 국내 공장을 철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노조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생산성이 낮고 강성 노조를 보유한 국내 공장을 계속 끌고 갈 인수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라도 노사가 힘을 합쳐 기업가치를 높이고 누구라도 인수하고 싶은 매력적인 기업을 만드는데 힘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