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새벽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 거리 응원이 열린 광화문 광장 일대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다(사진=임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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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김성훈 임현영 기자]23일 새벽에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거리 응원전이 한국팀의 아쉬운 패배와 더불어 시민 의식 실종이라는 오점을 남겼다.
이날 새벽 4시 서울 광화문 광장과 신촌 연세로 및 영동대로에는 알제리와 월드컵 H조 2차 예선전을 펼치는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찰 추산 약 7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지난 18일 오전 7시에 열린 러시아와의 1차 예선전보다 두 배 가량 많았다. 많은 인원이 모인 만큼 시민 의식도 빛나야 했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했다.
이날 대표팀은 전반전에만 세 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이어나갔다. 대표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낮아지자 전반전 종료후 귀가를 하거나 출근을 하려는 시민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응원한 자리를 정리하지 않은 채 몸만 빠져나갔다.
특히 신촌 연세로는 전반전이 끝나자 먼저 자리를 뜬 이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후반전까지 응원한 김정식(29)씨는 “경기에서 졌다고 쓰레기마저 화풀이 하듯 마구 버리는 모습을 보니 씁쓸했다”고 말했다.
| 23일 새벽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 거리 응원전이 열린 신촌 연세로 일대에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길가에 쌓여 있다(사진=김성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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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연세로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이모(49)씨는 “ 시민의식이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아직은 갈길이 먼것 같다”며 “경기에서 졌다고 머문 자리마저 치우지 않고 가는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 일대도 경기가 끝나자 시민들이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쓰레기더미로 홍역을 앓았다.
광화문 광장을 청소하러 나온 종로구 청소과 관계자는 “지난번 러시아전 경기때보다 쓰레기 양이 두 배는 더 나와 난장판이 됐다”며 “붉은 악마 서포터즈들이 뒷정리를 도와주긴 했지만 나몰라라 한 채 쓰레기를 투기하고 사라지는 시민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