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바로 현대산업개발(A+ 부정적)을 두고 하는 말이다. 현대산업개발은 18회 SRE에서 111명의 응답자 중 20명(18%) 현재 신용등급이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6월 말 기준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에 대해 2434억원(ABCP 1070억원, 기타 PF대출 2327억원), 재개발·재건축 조합 PF대출에 대해서 2703억원의 지급보증을 하고 있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6월 말 현금성 자산만 3474억원이고 삼성동 본사와 파크하이얏트 호텔, SOC 지분 및 기타 사업용지 등 우량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주택시장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2011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주택사업 비중은 지난해 53.4%에 이른다. 2010년 현대산업개발의 매출액은 2조7000억원, 2011년에는 3조1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대 호황기를 맞이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2011년 해운대 우동 사업장에서 수익률이 40%가량 발생하면서 실적도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그 이후 특별히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986년 주택건설 전문업체 한국도시개발을 흡수합병하면서 주택사업 부지가 많은 편이다. 이러한 장점을 내세워 그동안 시행·시공사를 함께 하는 자체사업으로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한때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혔던 우량 자산마저도 부동산 장기 불황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 크레디트 시장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내리면 자산가치도 훼손되는 것”이라면서 “특히 저렴하게 사들인 땅은 대부분 사업을 끝마친 상태이고, 2006~2007년 비싸게 사들인 땅이 최근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이전에 분양돼 준공된 사업장인 고양 삼송, 수원권선 2차, 일산 덕이, 울산 우정 등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
현대아이파크몰은 지난 2008년 3월과 8월 각각 601억원, 675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 SRE 자문위원은 “GS건설이나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국내 수도권에 건설현장이 많은 A급 대형건설사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8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8th SRE는 2013년 11월13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