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콩즙 내 빚은 마천루…이영희 '도시산수'

2020년 작
한국전통 색·기법 바탕으로 도시풍경 화면에
자연소재 추출한 안료 녹이고 한지 콜라주도
역동성보단 정체성에 방점…고요하고 단아해
  • 등록 2020-09-17 오전 4:05:01

    수정 2020-09-17 오전 5:30:46

이영희 ‘도시산수’(사진=갤러리그림손)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마천루가 삐죽 선, 대도시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전경. 높은 빌딩이 내리누르는 중압감을 잠시 거둬내면 크고 낮은 높낮이며, 저마다 달리 생긴 색다른 ‘숲’에 빠져들 수 있다.

기대치 못한 덤도 있다. 유리로 싸인 건물창에 비친 도시 속의 도시를 들여다보는 재미 말이다. 같은 풍경이어도 누구의 눈에 드는가에 따라 다른 세계가 열리는 그곳. 작가 이영희가 담아낸 도시는 이처럼 자유롭다.

작가는 첨단 도시의 풍경을 화면에 옮겨왔다. 그 방식이 독특하다. 한국 전통 색과 기법을 바탕으로 자연소재에서 추출한 안료를 보태 이제껏 보지 못한 광경을 꺼내놓는 거다. 가령 오배자나 콩즙 같은 재료를 녹여내기도 하고, 한지의 물성을 살려 오리고 붙인 화면을 꾸리기도 한다. 덕분에 채색이든 콜라주든 튀어도 튀지 않는, 없어도 있는 듯한 분위기를 낸다. 지극히 한국적이면서 앞서 나간 현대미술의 시각적 확장이라고 할까.

역동성보단 정체성에 방점을 찍었다. 작가의 도시는 고요하고 단아하며 사색적이다. 그 형상에서 옛 정서 물씬한 ‘산과 물’을 봤나 보다. ‘도시산수’(2020)라 했다.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갤러리그림손서 여는 개인전 ‘도시산수’에서 볼 수 있다. 장지·분채·콩즙. 91×40㎝. 작가 소장. 갤러리그림손 제공.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 '열애' 인정 후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