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팁] 10월의 어느 멋진날, 제주의 색에 빠지다

제주관광공사 10월 추천 10선
  • 등록 2018-09-26 오전 6:00:00

    수정 2018-09-26 오전 6:00:00

마라도 전경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 제주 컬러보레이션(Colorboration)‘이라는 테마를 주제로 관광지, 자연, 체험, 축제,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관광 추천 10선을 발표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10월 10선은 제주의 가을 색을 표현해 봤다”며 “10월의 어느 멋진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제주에서 만들어 보시라”고 전했다. 제주관광공사의 10월 추천 관광 10선은 제주관광정보 사이트(www.visitjeju.net)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푸른 바다 끝, 마라에서 만나는 작은 평온 ‘마라도’

번잡한 내 마음에 위안과 평화가 필요할 때, 빽빽한 회색 건물 사이로 두 눈이 피로할 때. 우리는 자연이 너무나 그립다. 제주 남쪽 끝, 짙푸른 바다 위에 살포시 안겨있는 마라도는 평온의 기운이 섬 전체에 흐른다. 모든 감각을 깨우고 평소보다 보폭을 줄여, 연둣빛 들판과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한 눈에 담기는 산책로를 걸어보라. 거센 제주의 파도가 깎아낸 유려한 해안절벽과, 그 틈 속에서 기어코 뿌리내린 선인장 군락, 마라도 주민의 섬 살이 애환이 묻어나는 할망당 그리고 하늘과 맞닿을 듯 솟은 등대와 고즈넉한 성당까지. 어느새 당신 마음에 부는 거센 바람은 가라앉고 평온이 자리한다. 마라도는 10월 20일~11월 4일까지 가을여행주간에 일출, 일몰, 별빛체험, 버스킹 공연 등을 마련했다. 마라도에서의 어느 멋진 가을 하루, 기대해도 좋다. 주변 관광지는 마라도 등대, 성당, 할망당, 최남단비 등이다.

핑크뮬리


◇가슴까지 밀려들어 넘실대는 핑크빛 ‘핑크뮬리’

‘가을 탄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가을은 사람의 감정을 흔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 힘이 눈에 보인다면 분명 핑크색이리라. 가슴 설레는 제주의 따스함을 고스란히 닮은 핑크색은 10월 제주 하늘 아래서 슬며시, 그리고 깊게 빛을 뿜어낸다. 핑크빛 꽃을 피우는 억새, 핑크뮬리가 꽃망울을 틔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핑크 억새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깨끗한 하늘 속 유유히 흘러가는 새하얀 뭉게구름과 얼굴을 맞대고 청량한 바람에 넘실대는 핑크 물결은 제주만의 자랑. 그 모습은 마치 CG로 입혀진 영화 속 한 컷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서귀포에 위치한 노리매 공원과 휴애리는 제주 속 핑크뮬리를 만날 수 있는 좋은 스팟. 공원 한편에 자리한 핑크뮬리 안으로 들어가 가족, 연인과 함께 이 순간을 핑크빛으로 남겨보자.

감귤박물관


◇설문대할망의 주홍빛 선물 ‘감귤’

쏟아지는 가을볕을 한가득 머금어 마치 아이의 발그스름한 뺨을 닮은 주홍빛 감귤이 제주를 하나둘 수놓는 계절이 찾아왔다. 제주의 대표 특산물, 감귤은 설문대할망의 지혜가 담긴 한수. 제주를 오고가기 힘들었던 그 옛날에도 사람들이 제주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이유는 육지에서는 맛보기 힘든 ‘감귤’이 제주에 있었기 때문일지도. 서귀포에 위치한 감귤박물관은 감귤의 역사와 종류 및 재배법, 감귤산업의 동향 등을 쉽고 재미있게 구성해 제주에 방문했다면 들러볼만 하다. 감귤테마전시관뿐만 아니라 세계감귤원, 민속유물전시실, 아열대식물원 등이 함께 있어 볼거리도 풍부하다. 또한 10월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감귤따기 체험이 운영된다고 하니, 10월에는 감귤박물관에서 설문대할망의 주홍빛 선물을 만끽해보자.

아끈다랑쉬오름


◇금빛 언덕 위, 오롯한 가을과 마주하다 ‘아끈다랑쉬오름’

많은 사람들이 제주를 더욱 사랑하게 된 건, 제주 구석구석 작지만 독보적인 감성을 가진 히든플레이스가 더욱 눈에 띄어서다. 오름의 여왕이라 불리는 다랑쉬오름에 가려진 아끈다랑쉬오름은 다랑쉬오름에 딸린 야트막한 언덕으로 ‘작은’이란 뜻의 제주 말 ‘아끈’을 붙여 부른다. 5~10분이면 충분히 오르는데, 정상에 서면 높은 곳에서 놓치기 쉬운 동쪽 제주의 진짜 모습이 펼쳐진다. 땅 모양새에 따라 구획한 밭의 경계, 다랑쉬오름을 비롯한 주변 오름과 마을의 전경,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까지. 오히려 시야를 좁히면 눈부신 제주의 모습이 꼼꼼하게 보인다. 특히 10월에는 억새로 가득 차 바람의 리듬에 몸을 맡긴 금빛 군무를 감상할 수 있어 더 없이 좋다. 올 가을, 작은 언덕 위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제주를 찬찬히 음미해보는 경험을 해볼 때다.

한라산천아숲길


◇만개한 붉은 단풍, 한라에서 무르익다 ‘한라산 천아숲길’

신령한 정기가 서린 한라산도 가을 여신의 붓놀림을 피해가지 못하는가. 영원할 것만 같던 짙푸른 녹음이 가을 햇볕을 닮은 붉은빛으로 무르익기 때문이다. 한라산은 단풍명소로 손꼽히는 곳으로 그 명성이 대단하지만 왕복 6시간이 넘는 등산코스가 부담스럽다면, 한라산 ‘천아숲길’을 대신 추천한다. 5개의 한라산 둘레길 중 하나로, 천아수원지에서 돌오름까지 10.9km 구간이다. 숲길 초입부터 단풍의 빛깔이 은은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걸음을 옮길수록 붉은빛이 점점 짙어져 무수천 상류 계곡인 천아계곡에서 진정한 가을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올해 한라산 단풍은 10월 중순부터 시작해 11월 초에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늦은 시기까지 만개한 단풍을 볼 수 있는 제주로 단풍놀이를 떠나보자.

구실잣밤나무터널


◇초록잎 사이로 비켜드는 볕의 따스함 ‘구실잣밤나무 숲터널’

이상한 나라에 들어설 준비가 되었는가? 준비 됐다면 신비로운 세상으로 한 발 내딛어보자. 구실잣밤나무가 드리운 그늘로 말이다. 그곳에는 가을 햇살이 비추는 선명한 세계와는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맑은 초록빛의 숲이 아니다. 나무 밑동 낮은 곳에서 양옆으로 뻗은 가지들과 짙고 어두운 초록의 잎이 이룬 숲이 하늘을 가려 신비롭고 은밀한 공간을 만든다. 자연이 빚은 초록숲 터널. 그 사이로 비켜드는 볕은 천상에서 내려온 한줄기 메시지인 듯 성스럽다. 상덕천삼거리를 중심으로 8자 모양을 그리는 덕천리의 ‘팔자 좋아 길’ 남쪽에 있는 숲터널은 길 가운데 숨어 있어 더욱 비밀스럽다. 터널을 지나 걷다 보면 억새밭, 연못, 오름과도 만난다. 구간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이곳에서라면 길을 잃어도 좋겠다.

신천리벽화마을


◇바람 따라, 벽화 따라, 기분 따라 ‘신천리 벽화마을’

오롯이 내 기분과 느낌에 의존해서 걸어보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때 제주의 한 동쪽마을 가보자. 신천리는 ‘바람코지’라는 이름으로 불렸을 정도로 바람이 거센 해안마을로 알려져 있다. 몇 년 전, 바람에 순응하며 조용히 살아가던 마을이 한 영화촬영지로 선정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촬영팀이 영화에 필요한 벽화를 그린 것을 계기로 젊은 예술가와 지역 화가들이 힘을 보태 작은 어촌마을에 오색빛깔 생기를 불어넣었다. 해녀, 말, 동백꽃, 그리고 만화 캐릭터와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그림들로 채워져 골목을 들어설 때마다 어떤 벽화로 채워져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더불어 마을 신당인 본향당과 천미연대도 꼭 만나보길. 바람 따라, 벽화 따라, 기분 따라 발길을 옮기다 보면, 새로운 풍경과 시선을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호내도해안도로


◇감춰두었던 뷰포인트가 열리는 순간 ‘이호~내도 해안도로’

제주 바다가 매력적인 이유는 동서남북 어느 쪽에서 바라봐도 하나도 같은 바다를 볼 수 없다는데 있다. 제주 신들의 손길은 얼마나 세심하기에 이 섬을 이토록 다채롭게 빚어낸 걸까. 제주와 만난 바다는 장소마다, 볼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얼마 전, 숨겨졌던 새로운 뷰포인트가 열렸다. 이호테우 해안부터 알작지까지 해안도로가 뚫린 것이다. 올레꾼에게도 희소식이다. 이 부근을 지나는 올레 17코스는 더 이상 돌아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 해질녘, 푸른빛을 깊이 머금은 바다와 검은 몽돌이 내는 목소리, 그리고 지는 태양이 물들인 오색빛 하늘의 조화로 두 눈은 물론 귀까지 호사롭다. 어렵게 모습을 보여준 이호-내도 해안도로. 발을 내딛을 때마다 바다와 대지, 빛과 바람 그리고 소리에 집중하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한껏 심취해보라.

칠십리축제


◇ 제주의 진가를 엿볼 수 있는 ‘서귀포 칠십리축제&탐라문화제’

오랜 시간 제주도민을 한데 묶어준 축제가 높푸른 10월 하늘 아래 다시 열린다. 1962년 ‘제주예술제’로 출발한 탐라문화제는 올해로 57회, 서귀포칠십리축제는 24회를 맞이했으니 벌써 수십 년의 세월을 함께 했다. 바다와 맞닿은 자구리문화예술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서귀포칠십리축제는 도민과 함께하는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10월 5일(금)~10월 7일(일) 3일간 이어진다. 탐라문화제는 10월 10일(수)~10월 14일(일), 제주 원도심의 탐라문화광장에서 계속된다. 각종 공연과 전통문화 체험, 제주어 말하기 대회 등 제주도만의 즐길거리가 준비된 두 축제. 제주 문화의 명맥을 잇고, 방문객들에게는 전통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온 축제가 그 자체로 전통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제주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10월의 축제로 당신을 초대한다.

갈치국


◇빛을 쫒는 은빛 생선의 귀환 ‘갈치요리’

칠흑보다 까만 제주 밤바다를 본 적 있는가? 수평선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불빛들. 까만 밤,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빛으로 은백색 갈치를 유혹하는 갈치잡이 배들이다. 제주 갈치는 주로 봄, 가을에 낚는데, ‘가실갈치’ 즉 가을에 잡히는 갈치를 최고로 친다. 제주민들은 예로부터 갈치와 가을철 늙은 호박을 함께 넣은 갈치호박국을 별미로 끓여 먹었는데 그 맛이 비리지 않고 시원하면서 달큰한 것이 특징. 갈치는 주로 구이나 조림으로 먹는데 산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갈치회도 일품이다. 그 외에도 갈치 외형을 그대로 살려 조리한 통갈치구이나 통갈치조림, 그리고 갈치조림에 왕갈비를 넣은 ‘갈갈조림’도 이색갈치요리로 인기다. 통통하게 살 오른 갈치의 속살, 제주에서 다양하게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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