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영화 등 콘텐츠 투자의 큰 손으로 꼽히던 HQ인베스트먼트가 본격적인 투자를 재개했다. 대형 기획사 IHQ의 품을 떠난 후 주춤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100억원대 투자를 단행하며 재개를 알렸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Q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메이슨캐피탈이 결정한 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또한 메이슨캐피탈이 발행한 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도 사들였다. 한 회사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메이슨캐피탈은 한진그룹의 방계인 CXC그룹이 소유했던 여신금융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지난해 JD글로벌에셋조합이 이를 인수했다. 지난달엔 와이티캐피탈(옛 동양파이낸셜대부)을 인수하며 사세를 여신업 부문에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회사다.
그동안 HQ인베스트먼트의 움직임이 미비했던 것은 내부 구조 개편 영향이 컸다. HQ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연예기획사 IHQ가 지분 52.8%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지만 그해 말 KJ홀딩스 등에게 지분 절반을 넘겼다. 지난해엔 IHQ의 관계기업에서도 제외됐다. 최대주주는 IHQ가 선임했던 진영아 대표가 물러나고 박세정 대표를 주축으로 다시 운용인력이 재편됐다.
특히 HQ인베스트먼트가 강점을 보였던 영화 산업 투자에 다시 나설지가 주목된다. HQ인베스트먼트는 영화 ‘과속스캔들’부터 ‘국가대표’, ‘도가니’, ‘범죄와의전쟁’, ‘도둑들’, ‘은밀하게 위대하게’, ‘관상’, ‘군도’ 등 굵직한 국내 영화에 투자를 해왔다. 투자한 국내 영화의 수만 35편, 기획개발 단계부터 투자한 영화도 10편에 달한다. 지금도 문화콘텐츠 투자를 별도의 투자본부에서 운용토록 할 만큼 이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하지만 대형 연예기획사인 IHQ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의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HQ인베스트가 영화 투자에 강점을 갖고 있던 것은 IHQ의 영향도 컸을 것”이라며 “영화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분석을 위해 전문 인력이 필요한 만큼 IHQ의 계열사가 아니라는 점이 과거와 다른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