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엘리엇, 소송전 본격 시작…19일 첫 심문

법원, 엘리엇 제기 가처분 소송 2건 일괄 진행
주총결의금지는 기각될 듯…7월 17일 전 결론
자사주 매각은 의견 갈려, 주주평등 위배 지적
  • 등록 2015-06-18 오전 6:00:00

    수정 2015-06-18 오후 3:20:28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삼성과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 간의 법정 공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삼성물산(000830)제일모직(028260)의 합병 안건이 상정될 7월 17일 주주총회 때까지 양측의 소송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에도 엘리엇이 다양한 방식으로 삼성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이래 저래 올 여름은 삼성에게 시련의 계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엘리엇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소송의 첫 심문이 19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이번 심문기일에는 엘리엇이 제기한 삼성물산의 자사주 의결권 금지 가처분 소송도 함께 다뤄진다. 당초 엘리엇은 자사주 매각이 불법이라며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블록딜을 통해 지분 매각이 이뤄지자 의결권 금지 가처분으로 소송을 변경했다.

별도의 소송은 심문기일도 따로 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병행심리로 진행된다. 또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통상 2~3개월 가량 소요되지만 이번 사건은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커 주총 개최 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 관계자는 “사건의 사안은 다르지만 당사자가 같은 유사 사건이기 때문에 병행심리가 결정됐다”면서 “(가처분 사건은) 본안 사건보다 빨리 결론이 나는 편이지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주총 결의 금지 사안의 경우 엘리엇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번 공방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합병비율’이 자본시장법상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비율이 법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법원이 엘리엇의 주장을 받아들이겠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경우 법적 하자를 찾기 힘들다”며 “엘리엇의 소송 제기는 주총 자체에 흠집을 내서 명분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각과 관련해서도 엘리엇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11일 자사주 5.76%를 KCC(002380)에 매각했다. 엘리엇이 주총에서 표 대결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 의결권 있는 우호 지분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SK(003600)와 소버린의 경영권 분쟁 당시 SK가 금융기관에 자사주를 매각해 의결권을 부활시킨 사례가 있었지만 법원은 소버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외국 자본에 회사가 넘어가는 것이 국민정서에 반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처분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엘리엇 간의 공방이 과거 소버린 사태 때와 유사하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판례를 따를 거라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영국, 독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자사주를 매각해 최대주주에 유리한 의결권을 행사할수 있게 하는 행위가 ‘주주평등’ 에 위배되는 것으로 본다”며 “자사주는 회사 자금으로 매입한 것이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엘리엇 등 주요 주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회사에 유리한 식으로 매각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사주는 회사의 자산인 동시에 전체 주주들의 자산인데 이를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면서 엘리엇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결국 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의 자사주 매각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주주총회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율은 33.75%에 달한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과거 소버린은 단기 차익을 먹고 나갔지만 엘리엇은 간단히 나가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이 준비한 다음 이벤트들이 산적해 있을텐데 엘리엇과 장기적인 대결 국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고 말했다.

삼성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합병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우호 지분 결집과 법적 절차 검토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미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합병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내고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주주들을 위해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엘리엇이 지적한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삼성은 이미 순환출자 그룹에 속해 있는 기업”이라며 “합병 이후 관련 내용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받아 6개월 내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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