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람과 섞여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中 기술력 놀랐다”

中 ‘2024 세계 로봇 컨퍼런스’ 개최, 169개 기업 참여
휴머노이드, 로봇개, 산업용 로봇 등 다양한 제품 선봬
한국 기업도 10곳 참여, 中 시장 진출 의지 다지기도
  • 등록 2024-08-25 오전 10:02:10

    수정 2024-08-25 오후 7:06:51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25년 전 한국에서 로봇산업에 대한 정책을 만들 때 중국은 데이터도 없었다. 지금 중국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 만큼 (로봇산업을) 발전시킨 것은 중국이 만들어 낸 기적이다.”(김진오 한국로봇산업협회 협회장)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4 세계로봇컨퍼런스의 한 부스에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4 세계로봇컨퍼런스의 한 부스에 산업용 로봇들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2024 세계로봇컨퍼런스’(WRC)에서 만난 김 협회장은 한국과 기술 격차가 컸던 중국의 로봇 기술 성장에 대해 놀라워하며 한·중간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이좡 경제기술개발구에 마련된 WRC 전시장을 방문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가운데에서 용 모습의 로봇 조형물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조형물 앞에서 어린 학생들이 사진을 찍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4 세계로봇컨퍼런스 전시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전시장에서 눈에 띈 점은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학생들의 방문이 많았다는 점이다. 앞으로 먹거리로 꼽히는 로봇산업에 대한 미래 세대들의 높은 관심을 볼 수 있었다.

전시장 내부는 산업용 로봇인 로봇 팔을 비롯해 사람의 형상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족보행을 하는 로봇 개 등 다양한 로봇이 전시됐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로봇 개 등은 전시장 내부를 자유롭게 다녔고 방문객들은 직접 로봇을 만져볼 수도 있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따르면 이번 WRC에 참여한 기업은 169개로 600개 이상의 품목을 전시했다. 이중 휴머노이드 로봇은 27개였다. 이들 로봇은 활시위를 당기거나 매대에서 물건을 고르고 서예를 하는 등 비교적 정교한 작업도 능숙하게 해냈다.

한 부스에서는 사람의 얼굴까지 형상화한 휴머노이드 로봇 여러 대가 전시됐는데 많은 인파가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해당 로봇은 방문객과 직접 대화까지 하면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여줬다.

중국 전자과기집단(CETC) 부스는 로봇개 ‘드래곤’을 공개했다. 산업용 특수 작업이나 군사 작전 등 다양한 솔루션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약 30kg의 물체를 들 수 있게 해주는 보조기구용 로봇도 소개했다.

한 부스에서는 노란색의 산업용 로봇 팔들이 모여 마치 군무를 펼치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제는 실제 매장에서도 많이 볼 수 있게 된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부스도 있었다.

해마다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WRC는 수많은 로봇 기술들이 공개되면서 중국의 로봇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국영 중앙차이나TV(CCTV)는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선 혁신적인 로봇 제품이 등장하는 등 로봇 과학 연구 및 소비 분야가 성장하고 있다”며 “7월 현재 중국이 보유한 로봇 관련 유효 특허는 19만개 이상으로 전세계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4 세계로봇컨퍼런스 전시장에 한국관이 마련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전시장 내 테슬라 부스 옆에는 한국에서 온 기업들이 한국관을 구성해 로봇 제품들을 공개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나라오토시스, 도구공간, 브릴스, 세인플렉스, 시그봇, 쎄텍, 에이딘로보틱스, 유엔디, 유일로보틱스, 코보시스 등 10개사가 참여했다.

한국관에서 만난 기업 관계자들도 중국 로봇산업의 성장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브릴스 부스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던 한 직원은 “예전과 달리 산업용 로봇 등 중국의 로봇 기술이 부쩍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며 “글로벌 로봇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기술 경쟁력을 키워 중국 진출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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