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용두1-6구역 공공재개발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동대문경찰서는 최근 이 구역 주민 A씨 등 2명이 제출한 사실 확인서를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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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확인서에 언급된 ‘공공재개발 동의서를 받을 때’에 관여한 관계자는 당시 공공재개발추진위원장 B씨이다. 현재 이 구역 주민대표위원장을 맡은 B씨는 지역 토지소유주로부터 사기와 배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사기 의혹의 골자가 바로 일부 주민에게 “30평대 아파트를 주겠다”고 하고서 사업에 찬성하는 동의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사실확인서에 등장하는 ‘일부 주민’(토지 소유주)이 가진 지분은 10평(33.3㎡) 남짓이다. 사업성을 고려하면 약 10평 지분 소유자가 30평대 아파트를 받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얘기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사건 관계인에게 사실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면 대부분 꺼리는 편이다”며 “나중에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아야 하고 법원에서 증언까지 하는 과정에서 시비에 휘말리면 곤경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현재 감사원이 들여다보고 있는 사안에도 해당한다.(본지 11월6일자 좌초 위기에 빠진 공공재개발 기사 참고) 앞서 용두1-6구역 토지 소유주를 비롯한 국민 300여 명은 시와 구청, SH에 대한 공익 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다. 감사원 심사 대상에는 주민 동의서가 적법하게 걷혔는지에 대한 부분도 포함돼 있다. 감사원이 이 부분 하자를 들어 시정을 요구하면 공공재개발은 사업이 연기되거나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사실 관계를 두고 당사자 간에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형사 고발된 용두1-6구역 주민대표위원장 B씨는 “동의서를 걷으면서 일부 주민에게 30평대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고 거짓으로 말한 적이 전혀 없다”며 “내가 거짓말을 했다면 주장하는 쪽에서 증명하면 되는데 증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