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스릴러영화의 대변신…리디 ‘사바하’

2019년 개봉 원작 영화 ‘사바하’의 웹툰화
‘웹툰·웹소설→영화’ 공식 아닌, 역발상 시도
탄탄한 스토리·연출 강점, 철학적 종교얘기 담아
  • 등록 2022-08-20 오전 10:00:00

    수정 2022-08-20 오전 10:00:00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리디 웹툰 ‘사바하’(왼쪽)와 동명의 원작 영화 ‘사바하’. (사진=리디)
리디 ‘사바하’

웹소설이나 웹툰이 2차 지식재산(IP) 사업으로 영화화되는 케이스는 상당히 많다. 최근 2~3년간의 콘텐츠 트렌드이기도 한데, 탄탄한 극본을 중심으로 콘텐츠의 형식을 바꾸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 그 반대의 시도도 일어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기존에 성공했던 영화를 역으로 웹툰화하는 시도다. 상당히 재밌고 새로운 시도다. 이미 영화를 통해 콘텐츠의 결말이 나와있는데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입견도 있는만큼 상당히 실험적인 도전이다.

리디는 최근 이 같은 시도를 전면에서 이끌고 있는 플랫폼이다. 기존엔 웹소설 중심의 웹툰 작품들을 중심으로 연재하더니, 이제는 영화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웹소설, 웹툰, 영화 등 채널의 한계를 두지 않고 콘텐츠의 확대 생산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최근 연재를 시작한 ‘사바하’도 같은 맥락이다.

리디의 웹툰 ‘사바하’는 2019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대종상 영화제 및 청룡영화상 등 국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인만큼, 작품성은 튼튼하다. 다만 이를 어떻게 웹툰식으로 풀어갈지가 관건인데, 리디는 ‘사바하’를 웹툰 형식에 맞게 일부 각색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예컨대, 일부 캐릭터의 성별을 바꾸는 등의 변화다.

‘사바하’는 사이비 종교들을 고발하는 목사 ‘박웅재’가 의문의 인물 및 사건과 연관된 신흥 종교 ‘사슴동산’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았다. 예배나 설교도 일절 하지 않는 불량 목사 ‘박웅재’는 오로지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며 사이비 종교의 비밀을 쫓는다. 그의 새로운 타깃이 된 신흥 종교 ‘사슴동산’ 이번에도 돈이 되는 일이라 생각했건만, 파헤칠수록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실과 예측 불가한 사건들의 연속이다.

박 목사는 찢어진 부적과 팥이 검출된 의문의 여중생 변사체와 사슴동산이 연관됐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교주를 위해 무고하게 희생되던 소녀들을 보고, 신념도 사명도 없던 목사 박웅재는 또 다른 희생을 막기위해 사력을 다한다.

사이비 종교는 웹툰과 영화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매력적인 소재다. 자극적으로 작품을 이끌 수 있고 여기에 현실성까지 부여할 수 있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몰입도를 상당히 높여준다. 실제 현실에서도 각종 사이비 종교로 인한 사건 사고들이 많은만큼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더 깊숙이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사바하’는 사이비 종교를 쫓는 불량 목사와 사이비 교주의 대립 구도를 촘촘하고 탄탄한 서사로 작품 전반에 종교에 대한 깊은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주제적인 매력과 함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만큼 스토리 전개, 연출 등도 짜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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